최종판정서 특허 침해 인정되더라도 삼성전자 타격 크지 않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재심사에서도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들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8월로 예정된 최종 판정에서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가 인정될 가능성도 높아져 일부 스마트 기기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지적재산권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와 ITC,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ITC의 토머스 B 펜더 행정판사는 ITC 사무국에 재심사 후 수정된 예비 판정 결과를 최근 제출했다.

ITC는 웹사이트의 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고지하면서 예비 판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펜더 판사는 삼성전자의 제품들이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는 당초의 판단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펜더 판사는 이미 작년 10월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넥서스, 갤럭시탭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상용특허 3건과 디자인특허 1건을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ITC가 삼성전자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사건을 재심사하기로 결정했고 펜더 판사는 재심사를 거쳐 다시 예비 판정을 내렸다.

펜더 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특허는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 모양이며 앞면이 평평한 아이폰의 전면 디자인 특허(D'678특허)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그래픽 사용자 환경 관련 특허('949특허) ▲화면에 반투명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방식과 관련한 특허('922특허) ▲헤드셋 인식 방법 관련 특허('501특허)다.

이번 예비 판정은 다음달 1일 나올 예정이었지만 계획보다 엿새 일찍 내려졌다.

최종 판정 예정일은 8월 1일 나온다.

ITC는 미국 관세법 337조에 의거해 미국에 수입되는 물품이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판단, 특허 침해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를 대통령에게 권고할 수 있다.

대통령은 최종 판정 이후 60일 안에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만약 최종 판정에서 특허 침해 결정이 나오고 대통령이 수용하면 삼성전자의 일부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다만 제소된 제품에 최신 제품이 포함되지 않은데다 특허 침해 판정을 받은 제품에 대해서도 우회기술을 통해 수입금지를 피하는 길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입게 될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ITC는 반대로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 기기들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는 5월31일 최종 판정을 내릴 계획이다.

ITC는 지난 13일 최종 판정 일정을 조정하며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이 금지될 경우 시장과 소비자 영향, 대체 제품 유무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애플의 특허 침해를 시사한 바 있어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