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스페인의 정치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우려와 차익매물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9.71포인트(0.93%) 하락한 1만3880.08로 장을 마감했다. 하룻만에 다시 1만4000선 아래로 주저 앉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46포인트(1.15%) 내린 1495.71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47.93포인트(1.51%) 떨어진 3131.17을 각각 기록했다.

총리를 둘러싼 정치자금 비리 의혹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인 5.38%까지 올랐고,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4.43%까지 상승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건설 회사들로부터 35차례에 걸쳐 거액의 불법 자금을 받은 문건이 폭로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달 말 총선에서 이기면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불안감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차익 매물이 쏟아져 나왔고, 지난해 12월 미국의 공장주문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도 부담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하루만에 12%나 치솟았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금융주와 기술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신용평가사 S&P의 모회사인 맥그로우-힐이 미 법무부와 주 검찰 등이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 채권 과대평가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소식에 14% 가까이 폭락했다.

오라클도 통신장비업체인 애크미 패킷을 19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3% 가까이 추락했다. 반면 애크미 패킷은 24% 가까이 폭등했다.

국제유가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60달러(1.6%) 하락한 배럴당 96.17 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