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내놓은 쌍용차 부활 날개펼까
5일 쌍용자동차가 다목적 레저차량(MLV) ‘코란도 투리스모’ 발표회를 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2년6개월간 1800억여원을 투입해 개발한 야심작이 쌍용차 관계자와 해외 딜러, 취재진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쌍용차 회생을 이끌 만한 신차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코란도 투리스모는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발판이 될 모델”이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행사장에선 신차보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국회 국정조사 움직임이 더 화제가 됐다. 이 사장은 “정치권의 논란 탓에 수출과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정치권에 불만을 쏟아냈다.

신차 발표회장에는 쌍용차 해외 딜러 30여명도 참석했다. 스페인과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과 동유럽 국가에서 날아왔다. 이 사장은 “국정조사 논란 때문에 발이 묶여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 인상과 수출 물량 등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딜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회의를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김규한 노조위원장은 해고자 복직과 관련, “무급휴직자 455명에 대한 복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주 중으로 발령이 나고 3월1일부터 수출물량을 담당하는 조립 3라인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과도한 노사문제 개입이 신규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이사회가 오는 14일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예정인데, 정치권에서 지금처럼 회사를 흔들면 지난해 말 투자를 보류한 데 이어 이번에도 투자 승인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날 선보인 11인승 미니밴 ‘로디우스’의 후속 모델인 코란도 투리스모는 ‘코란도’와 이탈리아어로 관광, 여행을 뜻하는 ‘투리스모(turismo)’를 조합해 이름을 만들었다. 레저, 아웃도어 문화가 확산되는 시점에 맞춰 앞부분에 코란도 패밀리룩을 적용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로디우스는 지난해 불과 2000대가량 팔렸다. 쌍용차는 이보다 10배 많은 2만대를 올해 판매 목표로 잡았다. 내수와 수출에서 1만대씩을 팔기로 했다. 이 차는 현재 체어맨을 생산하는 조립 2라인에서 혼류생산한다. 이 사장은 “조립 2라인은 일감이 없어 근로자들이 4시간 일하고 4시간은 쉬어 가동률이 50% 미만”이라며 “코란도 투리스모가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주일 전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코란도 투리스모는 5일까지 사전계약 1000여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기아차 카니발, 현대차 스타렉스가 경쟁모델”이라며 “코란도 투리스모는 국내 유일의 4륜 구동 미니밴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쌍용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12만700대)보다 23.7% 늘어난 14만9300대를 목표로 잡았는데 정치권의 흔들기가 지속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