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로 취급받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펀드가 예상 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한풀 꺾였지만 투자 비중이 높은 중국 증시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보페스파지수는 지난 30일(현지시간) 1.77% 하락하며 5주 만에 6만선을 밑돌았다. 연초 이후 전날까지 수익률은 -1.95%로 브릭스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는 1월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돈데다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원소윤 한화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시장은 내수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고, 북미는 경기지표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유럽은 올 하반기 경기가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반면 브라질이 속해있는 중남미 시장은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브릭스 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 브릭스펀드 32개의 평균 1개월 수익률은 2.37%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2.39%)을 충족하는 성과다. 이들 펀드의 3개월 수익률과 6개월 수익률도 각각 7.40%, 13.68%를 기록 중이다.

이는 중국증시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6.6% 이상 뛰었다. 전날 장중에는 2400포인트를 유지하며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브릭스 펀드가 투자하는 러시아 증시는 같은 기간 6.23%, 인도 증시는 1.60% 상승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브릭스 펀드의 경우 주요 이머징 국가를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분산 효과를 누렸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대부분 펀드가 2007~2008년 펀드 전성기에 설정돼 당시 충격을 받았던 수익률을 만회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래된 계좌의 경우 리밸런싱 차원에서 펀드 환매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며 "다만 신규 투자자의 경우 진입시기를 노려봐도 유망한 시기"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