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당사의 양대 축이었던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일부 인사들이 12일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상도동계 핵심인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선언 이후 동교동계 인사들의 초청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과 정대철 고문, 김상현 전 의원, 설 훈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김 상임의장을 비롯, 문정수 전 부산시장, 최기선 전 인천시장, 심완구 전 울산시장 등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도동계 인사들은 이날 오전 강남의 한 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85년 DJ와 YS를 공동의장으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을 결성, 함께 활동했으나 87년 대선 국면에서 `양김'(兩金)의 분열로 갈라섰다.

2009년 DJ 서거 후 민추협 멤버들의 대규모 회동이 이뤄진데 이어 그해 연말 YS주재로 만찬 회동이 열리는 등 화해와 통합 무드가 조성됐으나 그 이후 교류는 다시 뜸해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문 후보 지지선언에 합류한 상도동계 인사들만 참석, 양 계파의 회동은 `절반의 재회'에 그쳤다.

앞서 동교동계 핵심인 민주당 한광옥 한화갑 전 대표 등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쪽에 둥지를 트는 등 양 계파 인사들의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김 상임의장은 "87년 YS와 DJ의 단일화 실패로 민주화가 늦어지고 지역분할 구도도 심화됐다.

우리가 잘못 모신 것"이라며 "이제라도 힘을 모아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권 고문은 "다시 뭉치게 돼 기쁘다"며 "과거 서슬퍼런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항거한 정신으로 다시 하나가 됐다"고 화답했다.

동교동계 막내격인 설 의원이 YS가 박 후보를 명시적으로 지지한 게 아니라는 김 상임의장의 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언급하자 김 상임의장은 "YS는 대통령을 지낸 어른으로서 현실정치로부터 초연해있는 입장"이라며 "몇사람이 자기들 밥그릇 문제로 `YS 뜻이다'라며 오도를 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조찬 자리에서 87년 6ㆍ10 민주화 항쟁 당시 등 민추협 활동을 회고하며 "87년 민주화 운동을 했던 심정으로 돌아가 정치혁신과 국민정부 창출을 돕자"고 의기투합했다.

유세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박경준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