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부 인사들 채권 매입 지속 입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내부 인사들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계속해서 채권을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연준의 채권 매입이 내년에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채권 매입을 통한 연준의 양적완화가 시장의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아직 그런 한계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연준이 채권 매입을 중단하거나 매입 규모를 줄이면 경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최근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5일 애틀랜타에서 한 강연에서 "성장 촉진을 위해 동원해온 정책과 조치들을 유지하겠다"고 말했으며 지난 20일 뉴욕에서 열린 경제인 모임에서도 "고용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연준의 강력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6일 버지니아대학의 한 모임에서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돼도 앞으로 경제 여건이 연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정당화할 것"이라며 현재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준은 현재 매월 850억달러 어치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400억달러는 지난 9월 발표한 3차 양적완화에 따라 매입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담보부 채권(MBS)이고 450억달러는 지난해에 시작한 오퍼레이션트위스트(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에 따른 장기 국채다.

오퍼레이션트위스트는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어서 연준은 다음달 FOMC 정례 회의에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10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이 추가 채권 매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 위원은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양적완화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안정 목표치를 위협하면서 계속 채권을 매입할 수는 없다"면서 "양적완화 기조를 더 유지하는 것보다 지금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