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이 19일 경기 용인 선영에서 열렸다. 이번 추모식은 삼성과 CJ의 갈등으로 범 삼성가 그룹별로 따로 진행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마이바흐를 타고 추모식이 열리는 선영으로 올라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윤부근, 신종균, 박상진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 및 부사장단 8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은 추모식 1시간 전 이미 한옥(이병철 창업주 생가)에 도착해 진행 사항을 살폈다.

CJ그룹 측은 삼성의 행사가 끝난 오후 2시부터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재현 CJ 회장과 어머니 손복남 고문, CJ 임원들은 이보다 앞선 오후 1시30분께 선영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의 장녀인 한솔그룹의 이인희 고문은 CJ에 이어 오후 3시께 셋째 아들인 조동길 그룹 회장과 함께 선영을 찾는다.

신세계그룹은 아직까지 추모식 일정에 대해 명확한 방문 시기 등을 호암재단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아들 정용진 부회장 등은 오후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범 삼성가가 가족 추모 행사를 열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4년간 창업주의 추모식은 매년 기일인 11월19일을 전후해 가족 행사로 치러졌다. 추모식은 가족들이 모여 선영을 참배하고, 범 삼성가 그룹 주요 사장들이 참배를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삼성과 CJ의 감정 싸움은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회장에게 차명으로 보유해 온 창업주의 상속분을 달라고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추모식을 앞두고는 '정문 출입 불가' '선영(先塋) 내 한옥 사용 불가' 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권민경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