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상장 도전장을 내민 GMB코리아와 맥스로텍이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현대차기아차가 미국에서 연비과장 사태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GMB코리아는 공모가를 책정할 때부터 영향을 받았다. 9일 GMB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공모 희망가를 7600~9200원선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기관들의 수요예측 결과 GMB코리아의 공모가는 밴드 하단을 크게 벗어난 6000원으로 확정됐다.

GMB코리아는 자동차 엔진과 자동변속기에 적용되는 정밀가공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대차그룹 매출비중이 47% 수준이다.

GMB코리아측 관계자는 "현대, 기아차의 악재가 공모가 책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부진한 업황에 완성차와 부품주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GMB코리아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높게 책정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크게 할인됐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집중되지는 않았다. GMB코리아가 지난 7~8일 이틀 간 공모 청약을 실시한 결과, 청약경쟁률은 191.21대 1을 기록했다. CJ헬로비전을 제외하고 최근 공모주들의 청약 경쟁률은 400~600대 1을 보였다.

맥스로텍도 GMB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맥스로텍은 중대형 자동화갠트리시스템 국내 1위 기업으로, 올 상반기 매출 중 89.7%가 이 부문에서 나왔다.

자동화갠트리시스템은 현대위아(54.5%) 현대차(19,2%), 평화정공(7.6%) 순으로 매출비중이 높다. 매스로텍 측도 전방산업인 자동차 시장 악화와 외부적인 이슈로 인한 자동차 생산, 판매량 감소를 투자 위험 요소로 꼽은 바 있다.

다만 맥스로텍 공모가(7000원)는 공모가 밴드에서 30~40% 할인된 덕에 상단에서 확정됐다. 낮아진 공모가 덕에 공모 청약 경쟁률은 1132대 1을 기록했다.

신재훈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스로텍도 현대, 기아차발 악재의 영향을 받기는 하겠지만 완성차들은 올 연말부터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맥스로텍도 재고를 털어내고 연말을 기점으로 생산라인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와 관련된 악재가 공모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여지는 실적"이라며 "이에 따라 상장 이후 주가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맥스로텍과 GMB코리아는 각각 오는 16일, 20일 상장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ㆍ최유리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