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증가하는 청부살인, 정부도 못 막는다?
청부폭력의 그늘, 관리 감독 기관도 없다?

11월3일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청부 폭력의 실태와 관리, 감독의 허점을 긴급 점검한다.

9월14일, 서울 성동구 렌트카 여사장 박 씨가 한 영업장 오픈식에 참석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편은 다음날 곧바로 실종신고를 접수했지만, 박 씨는 경찰 추적이 시작되자마자 남편에게 “잘 있어요. 나중에 들어갈게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사건은 단순 가출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실종 9일 뒤부터 실종된 여사장의 카드가 여기저기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상한 낌새를 차린 경찰은 카드 사용처를 확인했고, 그 결과 사용자가 젊은 남자였다는 제보를 받았다. 박 씨를 가장해 문자를 보내고 카드까지 사용하 남자는 누구일까?

남자가 업소 주인에게 건넸다는 명함을 확인해 남자가 S기획 심부름 센터 사장 양 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숨겨진 충격적인 내막도 밝혀졌다. 아내 박 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이 아내 회사를 가로챌 욕심에 심부름센터에 청부살해를 의뢰했고, 양 씨는 1억6천만 원을 대가로 박 씨를 살해한 후 야산에 유기한 것.

제작진이 의뢰인을 가장해 심부름센터에 접촉해봤다. “부위를 말씀해 주세요. 부위마다 가격이 다르니까요”, “인대 끊어서 다리 불구 만드는 건 2000만원. 그 이상은 만나서 얘기하시죠”, “실제 하는 건 중국인 히트맨이니까 출국해버리면 아무도 모릅니다” 등 거침없는 소개가 이어졌다. 총 100여곳 중 절반 이상이 폭력을 대신해주겠다고 말했고, 일부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폭력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고 자신들은 고객 주문에 맞게 맞춤형으로 일을 처리한다고 했다. 의뢰인의 신분 역시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 보장된다고. 이들의 말은 어디까지가 사실인 걸까. 제작진은 다시 히트맨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더욱 큰 문제는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업체들의 불법 행위를 토대로 관계 기관에 단속을 의뢰하려 했지만 그 어디에도 담당 부서가 없었던 것이다. 관할 지자체도, 정부 부처도 자기들의 영역이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다. 심지어는 경찰도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할 뿐, 관리 감독 권한은 없다고 했다.

심부름센터가 ‘기타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시설 규정이나 허가 없이 누구나 영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자에 대한 별도의 관리감독 장치가 전무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