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민사합의5부(조양희 부장판사)는 40여년전 군에서 가혹행위를 이기지 못해 자살한 최모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천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1971년 1월 육군에 입대한 최 씨는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지만 부대 지휘관들이 묵인하는 바람에 입대한 지 6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같은 사실이 당시에는 은폐됐다가 2009년 최씨 유족의 신청으로 이뤄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최씨 자살사건은 가혹행위와 관리·감독소홀이라는 불법행위 등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가 배상해야 하고, 유족들이 가혹행위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기 때문에 배상청구 시효도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최씨가 당시 술에 취해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20%로 제한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