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뽕다방' 뭘 팔길래 일본인도 '북적'
인사동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수많은 찻집들. 서울 시내 대표 전통 문화의 거리라는 명칭이 어울리게 인사동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향기가 스며있는 찻집이 많다. 커피 전문점의 큰 형님격인 ‘Starbucks(스타벅스)’조차 인사동에서는 한글 이름이 그대로 쓰인 간판을 달고 있는 등 우리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인사동 뽕다방(이하 뽕다방)’은 이러한 인사동에서 숨은 맛집으로 평가받고 있는 전통 찻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무척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이 찻집은 우리네 정서 중의 하나인 ‘추억’을 자극한다. 70~90년대를 살아온 이들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입구에서부터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모형 비행기가 떠 있는 간판, 그 옛날 학교에서 항상 앉던 나무 책걸상과 옛날 교과서들, 몰래 보던 만화책 등이 진열되어 있는 입구는 보통의 카페, 찻집과는 다르게 포근한 기분을 들게 한다. 과연 내부는 어느 정도로 정겨울지 기대를 한껏 안고 들어가게 된다.

도시락을 겹겹이 쌓아놓고 데우던 난로가 눈에 띈다. 초등학교(현 초등학교)시절 양은 도시락을 까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바깥의 장식과 마찬가지로 나무 책걸상으로 되어 있는 내부 테이블 인테리어는 물론 찻집 내부 곳곳에 붙어 있는 포스터와 만화, 잡지 등은 보는 즐거움을 준다.

쇠고기맛 라면, 은하철도 999 등의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사각형 준비물 가방, 100원짜리 자갈치 봉지와 H.O.T, G.O.D 등 원조 아이돌 그룹의 포스터까지 70년대부터 90년대에 유행했던 문화가 총집합해 있는 ‘뽕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노라면 마치 그 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온통 복고의 향수에 둘러싸여 한껏 흥분된 기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마시는 전통 차의 맛은 또 별미다. 몸에 좋은 오미자 차 등의 전통 차와 17곡물라떼 같은 퓨전 음료는 ‘뽕다방’의 유명세에 한 몫 하고 있는 효자 메뉴.
한과와 약과 등의 전통적인 메뉴는 뽕다방 특유의 복고 분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여름을 한참 지나, 이제 겨울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잘 팔리는 메뉴는 단연 ‘냄비 빙수’. 큼지막한 양은냄비에 푸짐한 토핑이 얹어진 빙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일부러 먼 곳에서부터 찾아오는 고객들은 물론,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출입도 잦다는 ‘뽕다방’의 인기 비결은 아무래도 유행을 타지 않는 ‘추억’의 감성 코드일 것이다. 스마트를 표방한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간직하고 있는 ‘뽕다방’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