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프레스 "한국은 적이 아닌 잠재적 동지"

프랑스 시시주간지 렉스프레스가 한국 자동차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와 자동차업계에 대해 한국 업체들을 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동지로 보고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충고를 했다.

렉스프레스는 2일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프랑스 진출 20년 만에 입지를 다지면서 프랑스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고 특히 올 들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개막된 파리 모터쇼에서 많은 신모델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2000년대 중반에는 외제차 열풍이 중국에서 불어닥칠 것으로 생각했지만 중국산 자동차는 지금까지 단 1대도 팔리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프랑스는 자국 자동차업계를 잠식할 새로운 악역을 찾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여전히 건재한 폴크스바겐이나 재기에 성공한 포드, 일본 도요타가 아니라 프랑스 자동차시장에서 고작 3%의 점유율을 보이는 한국의 현대기아자동차를 프랑스 자동차업계를 한 입에 집어삼킬 수 있는 새로운 악역으로 지목했다.

렉스프레스는 현대기아차가 성공한 요인으로 가격 외에 디자인과 다양한 모델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격이 이제는 프랑스산이나 독일산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이 주간지는 현대차가 올 들어 8개월간 38% 성장했지만 이는 지난 4년간의 고난을 보상하는 것으로 2004년 시장 점유율(1.4%)을 되찾은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렉스프레스는 1992년 이후 20년 사이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고군분투하면서 프랑스에서 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이러한 성장이 8년 사이에 점유율 0%에서 4.4%로 성장한 루마니아의 다치아자동차보다 터무니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렉스프레스는 아울러 기아차와 현대차의 많은 모델이 유럽에서 생산돼 올해 한국에서 생산된 현대차가 25%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프랑스에서 현재 가장 큰 규모의 한국 자동차 판매업체는 현대차나 기아차가 아니라, GM그룹의 쉐보레(전 대우자동차)라고 설명했다.

이 주간지는 따라서 프랑스는 한국인들을 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동맹상대로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르노-닛산, 푸조시트로앵-도요타의 협력 관계를 빗대어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과도 협력은 어떠냐고 물으면서 아마도 협력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