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성평등정책연구포럼, '성매매방지법 시행 8주년 정책토론회'

외압에 의해 강제로 성을 판 여성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성매매한 여성도 피해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미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이하 전국연대) 정책팀장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성매매방지법 시행 8주년 정책토론회'에서 "성매매는 여성의 낮은 사회적·경제적 지위 등을 이용한 성 착취 산업"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팀장은 기조발제에서 "(여성이) 빈곤, 성학대, 가정폭력으로 취약한 상태에 내몰리면서 성 산업에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성매매가 자발성과 관계없이 성차별적 구조 속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해진 여성을 이용한 '성착취 인신매매'라는 것이다.

정 팀장은 "세계 각국이 성매매 여성을 구조적 피해자로 보고 '비범죄화(decriminalization)'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성매매알선영업자와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산업착취구조 해체를 위한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법률지원 현황을 토대로 성매매 여성 등에 대한 지원 실태를 분석했다.

신박진영 전국연대 대표는 여성부 자료집을 인용해 "2009년 성구매 남성과 성매매 여성의 기소율은 각각 17.4%와 20.6%로 여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는 여성의 성매매를 자발적인 행위로 풀이하고 남성의 성구매는 사회여건상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법 집행기관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지영 법무부 여성아동정책팀장은 성매매 아동·청소년을 보호에서 배제하는 현행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 팀장은 "(현행 아청법에 따르면) 강요된 성매매 아동·청소년조차 소년부 송치가 가능하고, 성매매를 강요한 부모에 대한 친권 상실 청구도 할 수 없다"며 "성매매특별법을 두고 아청법에 별도의 성매매 법령을 마련한 현 시스템이 옳은지 검토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