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 출마 결정을 앞두고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이다. 지지그룹은 크게 정책을 담당할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캠프 실무자, 멘토단으로 나눌 수 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30일 기자와 만나 “안 원장은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인 및 재계 인맥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정부부처 인맥도 상당하다”며 “안 원장이 출마하면 이들 중에서 도와줄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원장은 사람을 선택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며 “누군가를 소개받아도 그 사람에 대한 책을 읽거나 평판을 듣는 등 나름의 확인 작업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정책을 구체화할 학계 인사로는 안 원장의 오랜 멘토로 알려진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안 원장과 비공개로 만난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저서 ‘안철수의 힘’에서 2012년의 시대정신을 ‘증오의 종언’이라고 규정하고, 안 원장이 이를 실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후보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안 원장과 남북관계 관련 의견을 나눴던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과 교수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야권의 승리를 위해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김호기(사회학) 문정인(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 등도 안 원장을 도울 전문가로 꼽힌다.

안 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곽승준 위원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이 이끄는 미래기획위원회의 신성장동력분과에서 강헌중 노정혜 강대희 김성근 서울대 교수,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 등과 함께 위원으로 활동했다.
핵심 참모 그룹으로는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사실상 네거티브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 안철수재단 설립 과정을 주도한 강인철 변호사, 이숙현 안랩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등이 대표적이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과 박선숙 김효석 전 의원도 안 원장을 도울 가능성이 높다.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은 외곽 후원군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안 원장 스스로도 “내게는 멘토가 300명쯤 있다”고 말했을 만큼 그는 화려한 멘토단을 내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박경철 안동신세계클리닉연합 원장, 홍기빈 글로벌경제연구소장, 이선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협력사업본부장,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등은 지난해 안 원장과 함께 나눔의 문화를 진단하고 방법을 소개한 ‘나눔에 관한 10가지 질문’이란 책을 썼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