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개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국 가수들이 전 세계 아이튠즈 차트를 휩쓸고 있다. 폴 매카트니, U2, 악틱 몽키스 등 대부분의 가수들이 받아간 개런티는 1파운드(약 1770원). 하지만 전 세계 70억 관객이 동시에 지켜본 화려한 쇼는 이들이 다른 공연으로 벌어들일 수입을 무한대로 올려놨다. 음원과 앨범 판매만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주요 외신들은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 섰던 폴 매카트니와 마이크 올드필드, 영국 인기 밴드인 악틱 몽키스 등이 모두 1파운드의 출연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올림픽 무대에 무료로 설 예정이었지만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와 계약 체결을 위해 최소 금액인 1파운드를 계약서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빈’으로 더 유명한 로언 앳킨슨도 1.6파운드를 써냈다.

개막식에서 ‘어바이드 위드 미’를 불렀던 스코틀랜드 출신 가수 에밀리 샌드는 “1파운드가 명시된 계약서에 스스로 사인했다”며 “그마저 아직 받지 못했지만 무료 자원봉사자들과 1파운드의 출연료야말로 개막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예술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징표”라고 말했다.

1970~198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의 전설로 불리는 마이크 올드필드는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서 ‘튜블라 벨스’를 부른 뒤 가장 환하게 웃고 있다. 대형 음반유통사 HMV의 제나로 카스탈도는 “1973년 발매된 올드필드의 데뷔 앨범 ‘튜블라 벨스’의 판매량이 올림픽 개막식 직후 757% 이상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개막식을 총 지휘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의 영화도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보일의 영화 DVD를 사려는 문의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장의 CD에 36곡의 노래가 담긴 런던올림픽 기념음반 ‘아일스 오브 원더(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는 현재 아이튠즈를 통해 음원만 유통되고 있다. UK차트는 물론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 디지 라스칼, 악틱 몽키스 등 개별 가수들도 5위권 안에 포진해 있다. 실황을 녹음한 이 앨범은 데카 레이블을 통해 오는 6일 공식 발매될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