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변수'가 증시 폭탄? 상승기폭제?
국내 증시는 이번주에도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2분기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에 있어서다. 다만 글로벌 정책 공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 2분기를 바닥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은 지수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3가지 변수로 중국 경제지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기업 2분기 실적을 꼽았다.

○13일 중국 GDP 증가율 발표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구제안 합의와 유럽중앙은행(ECB) 및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각국의 정책 공조보다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더 부각된 탓이다.

이번주에는 중국 경제지표가 시험대에 오른다. 관심의 초점은 오는 13일 발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과연 중국 정부가 예측한 7.5%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참가자들은 2분기 7.8%로 저점을 확인한 후 3분기 8.2%, 4분기 8.5%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으로의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이를 밑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을 보면 2분기 GDP와 6월 산업생산 등이 부진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주가에 반영한 상태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GDP 증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중국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그동안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쓰는 데 방해가 되던 걸림돌(물가상승 우려)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결과도 주목

9~10일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 EU 정상회의 합의 사항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다시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장중 각각 연 7%와 6%를 웃돌았다. 재무장관 회의에서 정상들의 합의안을 구체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시장이 안정을 찾을지, 요동을 칠지 판가름난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핀란드가 다른 국가 채무를 갚느니 유로존에서 탈퇴하겠다는 등 잡음이 계속되고 있고, 유럽구제기금의 전제 조건인 긴축 이행 방안에 대해선 아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어닝시즌 시작, 실적 개선주에 관심

미국에서는 이번주 2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다음주부터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시장의 관심은 기업들의 실적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2개월 전에 비해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4.5% 하향 조정됐다.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서비스 에너지 등의 2분기 영업이익률 하향 조정폭이 컸다. 철강금속 자동차·부품 건설은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성장성이 높고 추정치가 양호한 기업으로 투자를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자동차와 철강금속, 하향 조정되다가 최근 상향으로 돌아선 기계와 제약이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