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지수가 잇단 스페인발(發) 악재와 그리스 2차 총선에 대한 불안심리를 모두 극복하고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두 번째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 만기일)를 맞이했지만, 긍정적인 만기 시나리오가 전개되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50분 현재 전날보다 0.03% 내린 1858.73을 기록 중이다. 개장 이후 지금까지 1850선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을 뿐 대외 악재에 따른 별다른 영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같은 시간 350억원과 750억원 이상 순매도 중이고, 기관까지 매도 공세에 가세하고 있어 수급상황은 최악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차익매수와 비차익매수가 대거 유입, 지수의 하락을 온몸으로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그램 차익매수는 1480억원에 육박하고 있고, 비차익 매수도 80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매도 롤오버를 선택하고 동시에 고평가된 스프레드에 부담을 느낀 투신이 선물의 상당부분을 현물로 스위칭시키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의 차익청산을 연기시키면서 투신의 현물 스위칭으로 매수세가 계속 유입된다면 이번 만기는 시장 수급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지수는 스페인발 대외 악재 영향으로 소폭 하락 출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무디스는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aa3'로 3단계 내리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음식료품, 섬유의복, 종이목재, 화학, 철강금속, 유통, 전기가스 등 내수주(株) 위주로 전날보다 오르고 이는 반면 기계, 전기전자, 운수장비, 증권 등 대외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은 내림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혼조세다. 시총규모 1위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7% 내린 126만원을 기록 중이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1%대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대로 포스코, 기아차, LG화학, 신한지주 등은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7% 상승한 471.77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억원과 48억원 어치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나, 개인이 60억원 가까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체로 하락세다. 시총 규모 1위인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0.16% 내린 3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다음과 서울반도체도 약보합세다. 파라다이스, 안랩, CJ오쇼핑, CJE&M 등도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0.12% 내린 1166.95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