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 펀드 '한국투자네비게이터'를 운용하는 박현준 주식운용3팀장(사진·39)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장밋빛 청사진'만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며, 시장 위험을 회피할 수는 없다고 오히려 직언을 했다.
그럼에도 그가 현재 주식형 적립식 펀드 투자 매력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철새 펀드매니저'란 말이 나올 만큼 이직이 잦은 운용업계에서 보기 드문 펀드매니저다. 그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를 설정 1년 후인 2006년부터 운용하기 시작, 명실공히 국내 주식형 간판급 펀드로 키워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에도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해 주목을 받았다. 이 펀드가 '1조 클럽'에 가입한지는 5년째가 된다.
"2008년 당시를 떠올려보면 증시가 큰 폭으로 급락했었기 때문에 오히려 종목을 발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증시가 반등할 것을 대비해 경기 민감주를 편입했고, 당시 높은 환율을 감안해 수혜가 기대되는 수출주를 주목했습니다. 이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2009년 그 성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도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유럽발(發) 위기가 유로존 4위 경제대국인 스페인으로까지 번지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 팀장은 "유로존에서 강력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돼 지수가 추가로 크게 급락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도 이미 인지가 된 사항으로 코스피 하단이 낮아지기보다는 바닥권에서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시나리오별 대응이 힘든 장세인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주목하는 기본기에 충실해 장기 성장주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좋을 때와 달리 불황기를 거친 후에는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는 기업들이 생기기 마련이며, 지금은 이들 종목을 미리 발굴하는 게 주요 임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박 팀장은 기업의 실적 등 여러가지 자료를 분석하고 기업체 담당자들과의 미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박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바닥권을 헤메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주도업종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매수하는 것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며 "지수 첫 반등시 은행과 내수 업종 또는 낙폭 과대주가 먼저 부각될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필수소비재나 서비스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리한 투자로 초과 수익을 꾀하기보다 손실 차단에 운용 핵심을 두고 있다. 그는 "모멘텀 장세가 나타나면 묻지마식 투자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이에 편승하다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차단하면서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는 '요술 방망이'가 아니라 '시장 수익률 플러스 알파(+α)'를 추구하는 상품"이라며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해당 펀드의 과거 수익률을 보고, 밑고 맡길 수 있는 운용사을 선택해 적립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1등 펀드'에만 집착하지 말고 펀드 속성을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지금 당장은 불안해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만 있다면 지금은 적립식 펀드 투자에 나설 매우 좋은 시점으로 판단된다"며 "3개월, 6개월 단기 수익에 집착하지 말고, 3~5년 30~50%의 초과 수익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