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마룻바닥 음악회’를 열어 연주자에게는 관객의 호응과 시선을, 관객에게는 연주자의 작은 숨소리와 땀방울 하나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음악가 박창수 씨(48)가 서울 연희동 자택의 방 3개 벽을 허물고 널찍한 마루를 만들어 시작한 ‘더 하우스 콘서트’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더 하우스 콘서트’는 음악계에 하우스 콘서트 열풍을 불러 일으키며 소규모 공연장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 달 평균 두 차례 클래식과 국악 대중음악 프리뮤직 등 무대를 갖고 2008년 중곡동, 2009년 역삼동을 거쳐 현재 도곡동으로 옮겨왔다. 지금까지 1300여명의 연주자가 총 312회의 공연을 펼쳐 2만여 관객을 끌어모았고, 자체 제작한 공연실황 음반도 95종이나 발매했다.

‘더 하우스 콘서트’는 10주년을 맞아 여섯 번째 시리즈 공연 ‘탱고 시리즈’와 7일간 전국 20여개 공연장에서 100번의 공연을 개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프리뮤직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6월 한 달간 서울 도곡동 석전빌딩 ‘하콘 스튜디오’에서는 5회에 걸쳐 탱고 콘서트를 펼친다. 2일 비올리스트 가영이 이끄는 ‘가영 탱고 트리오’가 탱고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다.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기타리스트 박윤우가 함께한다. 오는 8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활동해온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29)가 최문석(피아노), 적재(기타), 윤종수(바이올린)와 함께 아르헨티나 탱고의 정수를 들려준다. 14일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기타리스트 장대건(38), 바이올리니스트 허희정(44) 듀오가 소박하면서도 힘 있는 탱고 선율을 선사한다. 23일에는 시각예술과 탱고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더 모먼트’가 출연하고, 28일에는 개성 넘치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24)가 색다른 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7월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프리, 뮤직 페스티벌’에는 클래식과 대중음악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클래식, 대중음악, 실험음악을 아우른다. 1주일간 전국 20여개 공연장 무대에 100회의 공연을 올리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루 최대 20개 이상의 공연이 동시다발로 열린다. 서울 구로아트밸리, 경기 하남문화예술회관, 의정부예술의전당, 김제문화회관, 여수시민문화회관, 해운대문화회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등에서다.

총 100개의 공연은 관객들이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앉아 공연을 보는 형식이다. 마룻바닥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더 하우스 콘서트’의 컨셉트를 전국 공연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

하우스콘서트 관계자는 “단순히 하우스 콘서트 10주년 기념의 의미를 넘어 지역 문화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보고자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했다”며 “대부분의 음악회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다 스타급 연주자들이 출연하는 단발성 대형 공연에 편중돼 더 다양한 콘텐츠와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태형(피아노), 김민지(첼로), 박승희(바로크 테너), 강은일(해금), 박민희(판소리), 전민재(작곡), 강산에(가수), 드니 성호(기타), 고상지(반도네온), 강태환(색소폰), 유진규(마임) 등 지난 10년간 하우스 콘서트 무대에 올랐던 60여 팀의 아티스트가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각 공연장과 아티스트의 상세 공연 일정은 7일 홈페이지(www.freepiano.net)를 통해 공지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