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에 '족집게 증시 도사님' 있다는데…
대우증권이 개발한 주가예측 모델이 증시 주요 변곡점을 알아맞혀 ‘족집게 모델’로 통하고 있다.

대우증권 고객자산운용부는 2009년 6월 출시한 랩 상품인 ‘폴리원’ 운용을 위해 주가예측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2003년 대우증권이 독자 개발한 이 모델은 증시 영향력이 큰 거시지표를 계량화해 매수과 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이 모델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작년. 작년 6월까지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2000선 위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이 모델은 그러나 작년 7월 초 ‘매도’ 신호를 보냈다. 고객자산운용부는 보유하고 있던 상장지수펀드(ETF)를 전량 매도했다. 그로부터 20일가량 지난 후 코스피지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하락세로 돌아서 1700선까지 추락했다.

올해 초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1분기 약세장을 예상했지만 이 모델에서는 ‘매수’ 신호가 나왔다. 결론은 모델의 승리였다. 올 1분기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하는 상승장이 펼쳐진 것이다.

5월의 증시 조정 역시 정확하게 예측했다. 4월 초 모델에서 ‘매도’ 신호가 나온 것이다. 이에 고객자산운용부는 4월 중에 주식 비중을 ‘제로’로 만들었다.

이 모델의 ‘족집게 전망’ 덕분에 2009년 6월23일 설정된 ‘폴리원’의 누적 수익률은 70.27%(5월30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5.60%)의 두 배 수준이다. 벤치마크(코스피지수 50%+국고채 1년물 50%)의 수익률 23.29%와 비교하면 세 배에 달한다.

대우증권의 주가예측 모델이 참조하는 경제지표는 10개 정도다. 국내 지표가 7개, 해외 지표가 3개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표가 포함돼 있는지는 사내에서조차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김분도 대우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은 “이 모델의 신호를 볼때오는 9월 이후에나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