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이번엔 나오나…스마트TV 시장 '전운'
애플이 오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12)에서 애플TV용 운영체제(OS)와 개발도구(API)를 공개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애플TV 관련 발표가 나오면 세계 스마트TV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맥 운영체제(OS X)와 아이폰 운영체제(iOS) 업그레이드가 초점인 행사라서 낭설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온다.

○애플TV OS 시연說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 매체인 BGR은 지난 30일 ‘믿을 만한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이번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애플TV OS를 시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셋톱박스 형태인 기존 애플TV OS에 비해 훨씬 더 ‘기능완성형’이며 폭스콘 중국 공장에 생산을 맡겼다고 알려진 애플 HDTV에 탑재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BGR은 IT업계에서 비교적 인정받는 매체다. 이번 기사에 ‘단독보도(exclusive)’라는 표시까지 했다. 이 매체는 ‘애플이 현재 협력사(서드파티)들이 액세서리나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필요한 새 API를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TV 수상기를 보여주진 않고 OS만 시연한 뒤 API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명 블로거 존 그루버는 블로그에 ‘애플 속셈을 파악하려면 행간을 읽어야 한다’며 “이번 콘퍼런스 관련 정황을 분석해 보면 애플TV용 앱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그 근거로 통상 셋째날 열렸던 애플디자인상 시상식을 첫날 오후로 앞당긴 점, 예년과 달리 대회의실에서 매일 뭔가를 발표한다고 예고한 점을 들었다.

○삼성vs애플vs구글 전쟁터되나

이에 앞서 애플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을 애플 제품이 뭐냐”는 질문에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이라고 답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놀라운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콘퍼런스에서 애플TV OS와 API를 공개한다면 스마트TV 시장이 경쟁의 소용돌이로 빨려들게 된다. OS가 상대적으로 약한 삼성전자는 리눅스재단-인텔과 함께 ‘타이젠’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LG전자를 디바이스 협력사로 끌어들여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셋톱박스(애플TV)만 팔고 있는 애플이 OS와 API를 공개한다면 삼성전자와 구글 진영에 선전포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별도 이벤트에서 발표’ 전망도

애플TV와 관련한 사항이 이번에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통상 중요한 제품은 별도 이벤트에서 발표했다. 이번엔 맥 컴퓨터용 ‘마운틴 라이언(OS X 10.8)’과 아이폰·아이패드용 ‘iOS 6’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이 이 둘에 집중돼 있는 판에 애플TV OS와 API를 공개한다면 묻힐 수밖에 없다.

물론 애플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TV 수상기까지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쿡은 “TV가 박스(셋톱박스)에서 진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것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진 문스터 파이퍼재프레이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해 TV를 공개하고 내년에 발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