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유럽發 악재에 급락…다우 1.43%↓

美 증시 또 '폭락'…스페인 우려로 다우 160.83P↓
미국 뉴욕증시가 유럽발(發) 악재에 급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0.83포인트(1.28%) 떨어진 1만2419.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10포인트(1.43%) 내려간 1313.32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3.63포인트(1.17%) 하락한 2837.36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우려에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또 기대에 못 미치는 미국의 주택지표 결과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우려는 점점 더 번져갔다. 유럽 국채 시장에서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23%포인트 오른 6.669%를 나타내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겔 앙헬 페르난데스 오르도네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의 조기 사임 가능성도 불안감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미겔 총재가 스페인 내 3위 은행인 방키아 국유화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한 달 정도 남은 임기를 채 마치지 못하고 조기 사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이날 전해졌다.

또 유럽중앙은행(ECB)는 지난 4월 스페인 은행권의 개인 및 기업예금 규모가 314억4000만유로 감소한 1조6240억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가 시작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스페인 금융시장이 연일 불안감에 출렁거리자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걱정도 다시금 번졌다. 이날 이탈리아는 57억3000만유로 규모의 국채 발했을 시도했지만 수요가 부진했던 탓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6.03%를 기록,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갔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도 제기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가전 소비진작책 등 중국 정부가 준비 중인 경기부양책의 규모가 지난 2008년 당시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어링에셋매니지먼트의 헤이스 밀러 펀드매니저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학자들은 미국 주택경기가 안정되면 소비가 늘어나며 회복세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주택경기 안정이 가능하느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지표도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잠정주택 판매지수가 전월보다 5.5% 하락한 95.5(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폭 증가세를 기대했던 전문가 예상치와는 정반대 결과다.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이 또 다시 2.25% 하락하며 주당 30달러선마저 내줬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사인 리서치 인 모션(RIM)은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8% 가까이 빠졌다.

국제유가는 작년 10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94달러(3.2%) 떨어진 배럴당 8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