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핀란드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에너지 기업에 내줬다. 신제품 루미아900(사진)을 내놨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 회복이 불투명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노키아는 2000년대 초 핀란드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핀란드 일간 헬싱긴사노마트는 4일(현지시간) 헬싱키 증권거래소에서 노키아가 에너지기업 포텀에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겼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1998년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에 오르고, 2000년 핀란드 시가총액의 67%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았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시장을 빼앗기며 주가도 떨어졌다. 2007년 1100억유로였던 노키아 시가총액은 지난 5년간 87% 줄어 최근 148억유로까지 내려앉았다.

8일부터 판매될 예정인 새 스마트폰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가 혹평했다. WSJ 칼럼니스트 월트 모스버그는 “아이폰이나 갤럭시2를 포기하고 루미아900을 사야 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험 사용한 결과 배터리와 카메라, 웹 브라우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모스버그는 “테스트 결과 사진 화질도 아이폰보다 좋지 않았다”며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기엔 단점이 너무 많다”고 결론 내렸다.

NYT의 데이비드 포그도 “루미아900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폰의 8분의 1 수준인 7만개뿐”이라고 지적했다. 야후 메신저, 드롭박스(파일 공유) 등 유명 애플리케이션을 루미아900에선 쓸 수 없다는 얘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