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 업황·수급 '좋아'…"삼성전자 상승기조 유지 전망"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5일 "아직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번째는 미국의 고용회복으로 소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작년 10월 하순부터 꾸준히 40만 건을 하회하는 동시에 감소추세가 이어지는 등 고용관련지표가 미국 경제지표 중 가장 두드러진 회복을 나타내고 있다.

고용여건이 개선되며서 소득 확대와 소비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한 연구원은 "소매판매를 중심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소 약해졌지만 고용의 회복세를 감안하면 둔화폭 역시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미국 고용의 호조는 소비여력의 확대 가능성과 함께 IT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가능성을 의미해 IT 업종에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두번째는 IT 투자 확대와 낮은 재고부담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투자는 2008년 글로벌 위기 과정에서 급감한 이후 2010년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IT장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는 이미 2008년 수준을 넘어서면서 전체적인 투자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IT산업의 생산과 가동률 역시 미국 산업 전체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반면 IT산업의 재고출하비율은 글로벌 위기 이후 내구재 전체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마지막은 글로벌 펀드 내 IT섹터의 비중 낮다는 점이다.

그는 "GEM펀드의 IT섹터 투자비중은 최근의 회복세로 2009년 이후 평균 수준에 도달했고 선진시장(International) 펀드에서는 아직 2009년 이후 평균에서 1%P 부족하다"며 "최근 IT섹터의 두드러진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급상 쏠림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소 주춤했던 IT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역시 한국과 대만 모두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대만은 2011년 4분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한국에서도 올해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현재의 저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기대감을 감안하면 지난 3월 미국계 자금이 국내증시에서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국내 증시에서의 미국계 자금의 유입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매매와 전기전자 업종의 코스피 대비 상대강도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금의 삼성전자에 대한 편중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2009년 3월 이후 투신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아직 4조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펀드 환매 부담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오히려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개연성이 높다.

◆ 고가주 삼성전자, 투자대안은?

삼성전자의 강세는 개인 뿐 아니라 기관에게도 부담이다. 개인에게는 130만원에 달하는 고가주를 매매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기관에게는 편입제한으로 삼성전자를 사고 싶어도 더 이상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에 명시된 자산운용한도 제한에 따르면 삼성전자처럼 시총비중 10%를 초과하는 종목은 금융위원회가 별도의 시가총액 비중을 정하게 되어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서는 해당 종목의 1개월 시가총액 비중 평균을 그 다음 1개월에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3월은 15.85%였고 4월은 17.19%다. 주요 펀드의 벤치마크 대상이 코스피200으로, 17.19%의 편입한도는 삼성전자의 시총비중 21.7%에 비해 4.5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수익률 저하로 연결될 수 있어 이를 감안해 삼성전자를 최대한 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우선주 매수, 삼성전자 선물 매수, ETF 등 삼성전자가 포함된 간접 투자상품으로 비중을 채우는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주를 매수하는 것은 보통주와 주가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강 팀장은 "주목할 점은 2004년 이후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극단적 저평가는 아니어서 가격 논리 적용이 쉽지 않다"며 "여기에다 우선주 특유의 유동성 부족 문제와 배당 메리트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선물을 매수하는 것은 10배의 거래승수와 18%의 증거금을 감안하면 적은 금액으로 삼성전자 매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는 "우선주에 비해서는 거래량도 풍부하고, 비율 조절도 간단하지만 삼성전자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의 편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선물 고평가에 따른 베이시스 리스크 그리고 롤 오버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했다.

강 팀장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삼성그룹 ETF나 IT ETF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삼성전자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꼽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물산도 대안으로 꼽고 있다.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는 건설.상사부문의 영업가치와 삼성전자 주식 597만6362주(4.06%) 등의 지분가치로 구성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주가의 괴리도는 15.99로,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해외 수주 증가와 함께 지분가치 증대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6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5조7320억원, 5조1180억원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