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도 예외는 없다. 2000년대 말부터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불기 시작한 복고 열풍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각 제조사는 ‘출사 시즌’을 앞두고 클래식한 외관에 최신 성능을 갖춘 복고풍 디지털카메라 라인업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의 디지털카메라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SLR 카메라의 향수, 올림푸스 ‘OM-D’

지난달 20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올림푸스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OM-D’는 SLR 이용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림푸스 최초의 일안반사식(SLR) 카메라이자 약 40년간 이어진 필름 카메라 OM 시리즈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마그네슘 합금과 알루미늄 재질을 적용해 질감 및 강도를 개선하고, 1605만화소의 센서와 화상처리 엔진을 탑재해 고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이즈 방지 기능과 초고감도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기존에 출시됐던 클래식 디지털카메라 라인업인 펜 시리즈에 비해 향상됐다는 평가다.

보디 내부의 손떨림 보정 기능이 개선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 손떨림 보정이 상하좌우 두 개의 회전운동에 대응한 2축 보정 기능이었던 것에 비해 올림푸스 ‘OM-D’는 상하 좌우 수평운동 상하운동 회전떨림 등 5가지 손떨림에 모두 반응하는 보정 기능을 탑재했다. OLED 터치패널을 장착해 스마트폰처럼 터치로 구동된다.

◆후지 X-시리즈의 건재

후지필름은 X-시리즈 신제품 2종을 연달아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4일 출시된 ‘X-Pro1’와 ‘X-S1’은 고성능 단초점 렌즈와 26배 수동식 고배율 줌 렌즈를 각각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섰다.

IT전문매체 씨넷(CNet)이 선정한 2012년 혁신적인 최고의 카메라 부문을 수상한 바 있는 ‘X-Pro1’는 18㎜, 35㎜, 60㎜ 3종의 단초점 렌즈와 함께 출시됐다. 단초점 렌즈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마운트와 센서 사이의 거리가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짧다. 렌즈에 따라 배율을 최적화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멀티 뷰파인더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X-S1’은 광학 26배 수동식 고배율 줌 렌즈를 장착하고 기존의 롱 줌 카메라보다 큰 센서를 탑재해 촬영 목적에 따라 다양한 화각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DSLR 카메라의 손맛을 체험할 수 있는 수동식 줌 링을 탑재하고 피사체와 1㎝만 떨어져 있어도 촬영이 가능하다.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필름의 색감과 질감 등을 디지털로 맛볼 수도 있다. 이 기능은 프로비아(스탠더드), 벨비아(선명한 효과), 아스티아(부드러운 표현) 외에 흑백과 세피아 등 개성 있는 사진 연출을 가능하게 해준다. 후지필름 X-시리즈는 ‘X-S1’과 ‘X-Pro1’ 외에도 지난해 3월에 출시된 ‘X100’, 지난해 11월 출시된 ‘X10’과 더불어 4종으로 구성돼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