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의 상승 탄력 둔화와 함께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와 유가증권시장이 속도 조절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정보기술(IT)주의 바통을 이어 당분간 증시를 뒷받침할 업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제시한 대안으로는 자동차(현대차), 금융(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 화학(LG화학) 업종 등이 꼽히고 있다.

15일 오전 10시5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3포인트(0.15%) 내린 2042.05를 기록 중이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날 최고가를 경신한 여파로 사흘 만에 하락 전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전날 기록한 최고치인 125만5000원을 재차 터치했으나 돌파하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현재 전날보다 0.08%(1000원) 떨어진 124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뉴욕 증시 및 애플이 단기 저항선에 직면했고, 삼성전자 역시 단기 저항구간에 들어섰다"며 "코스피지수의 추가적인 상승보다는 단기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28.08% 급등한 후, 올 들어서 18% 넘게 추가 상승해 전날 최고치(종가 기준 125만원)을 경신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단기 조정을 거친 후 중기 관점에서 상승할 전망이고, 증시 역시 이에 연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유가증권시장 등락비율(ADR) 20일 평균치가 하락, 상승종목수의 비율은 점차 줄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삼성전자의 증시 영향력이 확대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쉬어가는 국면에서 증시 버팀목이 될 종목군으로 쏠리고 있다. 대안 종목군으로는 자동차, 금융, 화학 등이 꼽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상관도가 높은 미국 애플사 주가 추이에 비춰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는 속도조절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과 저평가 매력을 고려하면 자동차와 은행 종목군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주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 호조 등이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의 12개월 이후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7배에 불과해 시장 평균치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유동성 장세의 대표적 수혜주인 금융주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을 무기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다음달이 되면 유럽 채권만기 리스크가 경감되면서 추가적으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금융주가 한 발 앞서 움직일 전망이고, 해당 업종 내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등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적 반등이 기대되는 화학 업종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는 평가다. 지 센터장은 "화학 업종의 실적이 1분기가 바닥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다음달 이후 화학·정유 업종의 주가 레벨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적 바닥 기대를 바탕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고, LG화학의 하방경직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주도업종인 IT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단기 조정을 거친 후 재차 강세를 보일 전망이고, 현재와 유사한 장세인 2003~2004년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고려하면 150만~165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라며 "IT 업종 내에서의 키맞추기 현상에 집중하는 전략이 다른 업종으로의 분산보다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