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동안 42㎡ 보유했는데 또 소형에 살라니 억울하죠"
“서울시가 재건축만을 기다리며 살아온 대부분 주민들을 투기꾼 취급하면서 소형주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19일 장덕환 개포지구재건축추진위 연합회장(사진)은 “개포지구 주민들이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택을 오래 보유한 조합원들은 집이 낡고 좁으니까 외부에 전세를 얻어 나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외부에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개포 아파트 소유자를 투기꾼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장 회장은 “대부분 주민들은 집값 하락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물 새고 추운 이 낡은 집 대신 새 집만을 바라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개최할 항의 집회에 수천명의 주민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 회장은 “21일 오전에 서울시로부터 집회신고 접수증을 받으면 바로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할 것”이라며 “집회 참여 방법을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하는 단지는 개포주공1~4단지와 개포시영, 일원동 현대, 일원동 대우, 개포한신 등 총 8개 단지다.

장 회장은 내집 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주민들의 처지도 이해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집값이 급등하던 2000년대 중반 이대로 있다가는 강남에 진입할 기회를 영영 놓치겠다 싶어 무리하게 매입한 사람들도 많다”며 “집값 하락과 이자 부담으로 3억~4억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재건축을 아예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회장은 또 “서울시 주택담당 공무원들이 비싼 강남 땅에서 소형주택과 임대주택만 많이 공급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대응할 때는 억울하다”며 “공무원 그 누구라도 한 번만 여기 와서 열악한 환경을 보고 우리의 주장이 정당한지 살펴봐달라”고 주문했다.

장 회장은 1982년 개포주공4단지 42㎡(13평)를 분양받아 꼭 30년간 보유했다. 1996년 4월 동대표회의 결의부터 재건축사업이 시작됐는데 1998년 창립총회 때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4단지 동대표도 20여년간 맡았다. 4단지는 2004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2003년 말까지 기한을 맞추지 못해 조합은 추진위로 강등된 상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