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0일 그리스발 호재 등에 힘입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2000선 안착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9일 코스피지수는 '전약 후강' 장세를 나타내며 2010선을 회복했다. 옵션만기 이벤트를 무난히 넘겼다. 그리스 정당 지도자들 간 2차 구제금융 관련 합의가 불발됐고, 협상이 다시 연기됐다는 소식이 장 시작 전 전해진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내주며 하락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외국인과 기관이 차례로 '팔자'로 돌아서 코스피지수는 한때 1970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주춤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다시 '사자'로 전환하면서 주가는 장 후반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스 정치권이 2차 구제금융을 위한 재정 긴축과 개혁 조치에 최종 합의했다는 소식에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한 점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무난히 옵션만기 이벤트를 넘겨 2000선 안착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를 무난히 넘긴 이후에도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며 "이달 말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 예정돼 있는데 평가 여부를 떠나 3월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들의 채권만기를 앞두고 시행된다는 점에서 시장에는 여전히 유동성 확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완화 기대 둔화, 증권주 등에 대한 정책 리스크, 펀드 환매 등으로 2000선 안착에 방해를 받고 있다" 면서도 "관련 변수가 지수에 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각을 바꿀 정도는 아니며 지수 변동 이외에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은 춘제, 한파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중국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