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에서 보급형까지 공급망관리 장점 살린 전략 주효
스마트폰 판매량 30%↑…3천600만∼3천700만대 예상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삼성전자의 실적은 사실상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비롯한 스마트 기기가 이끌었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 165조원 가운데 통신부문 매출이 전체의 3분의 1인 55조5천300억원을 차지했다.

영업이익의 통신부문 의존도는 더 컸다.

전체 영업이익 16조2천억원 가운데 통신 부문이 절반 이상인 8조2천700억원이나 됐다.

4분기에도 통신 부문은 매출 17조8천200억원, 영업이익 2조6천300억원으로 전체 매출 47조3천억원, 영업이익 5조3천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관심을 모았던 스마트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분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가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판매량이 2천810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3천650만대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3분기에 애플을 꺾고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4분기에 3천704만대를 판매한 애플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호성적은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역할을 했던 '갤럭시S2'가 1천만대 이상 팔려 '글로벌 밀리언셀러'로 등극하는 등 강세를 보인 가운데 최고급 스마트폰과 보급형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하며 가격대별 라인업을 구축했다.

고사양 제품 시장에서는 높은 하드웨어 사양과 신기술을 접목한 '갤럭시 노 트'가 비싼 가격에도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신규 시장을 창출하며 입지를 굳혔다.

구글과 함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기준(레퍼런스)폰 '갤럭시 넥서스'도 출시했다.

동시에 '갤럭시 에이스'로 보급형 시장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썼다.

OS도 전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윈도폰·바다 등 다양하게 구성했으며, 태블릿PC도 7인치에서 10.1인치까지 다양한 사양과 크기의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이 이처럼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은 공급망관리(SCM)에 강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 세계 여러 시장의 상황에 맞춰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적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국내와 북미 지역에서 4세대(4G) LTE(롱텀에볼루션) 망이 깔리기 시작하면서 통신 부문의 다른 축인 네트워크 사업 매출이 성장한 것도 이번 실적에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새해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신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성장성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비수기이면서도 경쟁사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는 1분기에는 갤럭시 노트 등 고사양 제품과 보급형 라인업을 통해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