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2'에서 TV를 내세워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애플, 구글 등 주요 경쟁 업체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IT업계와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55인치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노트북 ‘시리즈9’, ‘갤럭시 노트’를 포함한 롱텀에볼루션(LTE) 라인업 을 선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삼성의 '비즈니스 전략'이다. 삼성은 스마트TV 7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TV에 역량을 집중했다. TV를 가정용 인터넷 기기의 주력 상품으로 만드는 동시에 기기 간 장벽을 허물어 스마트 시대의 포석을 다지겠단 의미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담당 사장은 9일 컨퍼런스에서 "모든 삼성 기기간 경계를 허물 것" 이라며 "TV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카메라 그리고 가전제품까지 모든 기기가 서로 연결되고 TV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드라이트웹(RWW)의 리차드 맥마누스(블로거)는 “TV 시장의 전통적인 강점을 업은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새로운 리더십과 결합해 인터넷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마누스는 이어 삼성의 소프트웨어에 대해선 “(기술의 실현 여부가) 증명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LTE 윈도폰’과 윈도 어플리케이션(앱)을 사고 팔 수 있는 ‘윈도 스토어’를 제외하면 새로운 이슈가 많지 않았다. 신제품 발표 시점이 개최 시기와 맞지 않아 올해를 끝으로 CES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현장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애플과 구글의 불참도 삼성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글로벌 IT 대표 기업인 양사는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해 향후 IT업계 1인자 자리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의 음성명령 인식 기능인 ‘시리’를 TV에 적용해 'iTV'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삼성과 LG는 애플의 음성 인식 비서인 ‘시리’가 출시된다는 소문을 의식한 눈치다. 스마트TV에는 아직 음성인식 기능을 내놓지 않았지만 게임이나 앱에 조금씩 이런 기능을 반영하고 있다. 구글은 협력사 비지오를 통해 ‘구글TV 2.0’을 선보여 건재를 과시했다.

과거 TV 시장을 이끌었던 소니가 3D 영상장비를 대거 내놨지만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파나소닉과 샤프 등 다른 일본 기업의 부스도 눈에 띄는 제품 없이 비교적 한산했다.

한경닷컴 박은아 기자 sn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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