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에선 집권 중도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확실시되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제1야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 간 양자대결 가능성이 유력하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 마리 르펜 후보도 뛰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1차투표의 경우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지율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그 뒤를 사르코지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쫓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올랑드는 27.5%, 사르코지는 24.0%, 르펜은 19.5%를 각각 기록했다.

현재로선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결선투표에서 올랑드가 60%로 40%에 그치는 사르코지에게 2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사르코지가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 입법과 이민자 규제 등의 정책으로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채무 위기를 어느 정도 수습한 뒤 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을 이용해 각종 정책을 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프랑스 정치권은 사르코지가 현재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유로존 위기가 어느 정도 윤곽을 잡는 올 2월께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이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과 국민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도 사르코지의 재선 도전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다.

사르코지가 연임에 성공하면 추진 중인 긴축정책을 지속하겠지만 올랑드가 당선되면 유럽 재정위기 대응 방향과 유로존의 미래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반(反)푸틴 시위가 열리고 있는 러시아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사상 초유의 ‘건너뛰기’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정치인은 10명 정도다. 푸틴 총리 외에 최대 야당인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 중도좌파 정당 ‘정의 러시아당’ 당수 세르게이 미로노프, 극우민족주의 정당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주의 성향의 ‘야블로코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 재벌 기업인 미하일 프로호로프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 지사인 드미트리 메젠체프 등 5명이 무소속으로 나선다.

당초 푸틴의 무난한 재집권이 예상됐지만 뜨거운 민주화 열기로 안개정국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말 총선에서 푸틴이 이끄는 여당 통합러시아당은 부정선거 시비에도 불구하고 4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2007년 총선 때의 득표율 64%에 비하면 지지도가 크게 추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푸틴이 결선투표까지 가는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