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평창올림픽 개최 준비 본격 시작"
"전국체전은 어정쩡한 대회..전반적 개편 필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려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에요.하지만 런던올림픽에서도 베이징에 버금가는 성적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한국 엘리트 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KOC)의 박용성 회장이 30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런던올림픽 준비 현황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박 회장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0∼12개를 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는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3개 이상의 금메달 획득을 자신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다가 어긋나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런던 올림픽 때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지에 훈련캠프를 차리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도 이번 인터뷰에서 주요 화두가 됐다.

박 회장은 평창 올림픽 개최 준비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새해에는 런던올림픽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텐데.

▲내년에 여러 스포츠 행사가 있지만 7월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이 가장 중요하다.

런던올림픽 종목은 야구와 소프트볼이 제외돼 26개로 줄었지만 베이징(267명)에 버금가는 250여 명의 선수단을 보낼 예정이다.

--런던대회에서의 목표는.

▲베이징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목표하는 금메달은 10∼12개 정도다.

태릉선수촌에서는 13개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다가 어긋나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은.

▲양궁과 태권도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태권도는 세계적으로 전력평준화가 이뤄져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유도는 종주국 일본의 전력이 약화돼 희망적이다.

펜싱과 레슬링 등 투기 종목에서도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거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일본이 '타도 한국'을 외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우리는 일본보다 중국에 근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베이징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은 런던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1위를 지키며 스포츠 최강국으로 군림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의 경쟁보다는 중국을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런던올림픽 선수단 지원 대책은.

▲처음으로 현지에 훈련캠프를 차린다.

마땅한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바다 건너 프랑스까지 검토했지만 다행히 런던 브루넬대학과 임대계약을 맺었다.

훈련캠프에는 체육관과 기숙사 외에 식당까지 갖춰져 있다.

파트너까지 데려가 훈련을 도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런던 시내 중심가에 대규모 코리아하우스를 연다.

이곳에서 한국이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 외에 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내년부터 기반시설 조성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림픽 기간에 공기를 맞출 게 아니라 강릉~원주 간 철도와 강릉 빙상장은 일찍 건설해 활용해야 한다.

경기진행요원도 내년부터 양성해야 한다.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들을 모아 경기운영 지식을 가르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환경단체에서 가리왕산 중봉에 들어설 예정인 활강경기장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 1월 평창유치위하고 환경단체가 이미 중봉에 최대한 친환경적인 경기장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경기장을 영월 쪽으로 옮기자고 하는데 우리가 마음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국제연맹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검증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영월 쪽으로 옮긴다면 평창이 내세웠던 콤팩트한 경기장 배치는 무너지고 만다.

--시설 준비 못지않게 경기력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대구세계육상대회는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우리 선수들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국민적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주최국이 얼마나 메달을 따느냐도 올림픽 성공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쇼트트랙은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지만 스키와 나머지 종목에선 낙후한 것이 사실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 저학년 선수를 선발해 독일 등지로 스키 유학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컬링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재주가 좋아 조금만 투자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썰매 등에서도 선수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전국체전을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올림픽은 1만500명의 선수가 참가하지만 전국체전에는 2만3천 명이 참가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체전은 엘리트스포츠도 아니고 생활체육도 아닌 어정쩡한 대회가 돼 버렸다.

그동안 여러 면을 개선했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정부·유관기관과 협의해 전반적인 개편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