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징계 통보…5년 내 금융기관 임원 불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미국계 론스타펀드의 `실세'들이 내년 2월께 외환은행에서 쫓겨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외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를 마치고 지난주 전ㆍ현직 이사 4명에게 중징계 방침을 통보했다.

징계는 금융회사 임원에게 최고 수위인 해임권고가 유력하다.

금감원은 오는 15일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중징계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환카드 감자 계획을 허위로 발표해 외환은행이 123억원, 론스타가 1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법원 판결을 통해 사실상 확정됐다"며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금감원의 중징계 통보를 받은 4명은 스티븐 리(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 한국본부장, 엘리스 쇼트 론스타 본사 부회장, 마이클 톰슨 LFS-KEB홀딩스SCA(론스타가 투자한 외환은행의 지주사) 대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다.

이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금감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당시 외환카드의 감자를 실제로 계획하고 있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 부회장, 톰슨 대표, 유 대표는 현재 외환은행 이사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으나 유 대표만 구속돼 대법원의 재상고심을 기다리고 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하버드대 MBA(경영학 석사) 동문인 리 전 본부장은 2005년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론스타에서 횡령 혐의로 고발됐으나 정확한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가 이달 말 해임권고(리 전 본부장은 해임권고 상당)를 확정하면 외환은행은 2개월 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금융위 의결을 이행해야 한다.

이들은 앞으로 5년 동안 금융회사 임원 자리에 앉지 못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사 6명이 남아있어 이사회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등 변수가 남아 이사진 신규 선임까지 고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홍정규 기자 koman@yna.co.kr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