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7일 해임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의 박태하 코치는 이날 저녁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 감독이 축구협회로부터 경질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알려줬다"며 "자세한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작년 7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대돼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1970~80년대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으로 대표팀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조 감독은 2000년 안양 LG(현 FC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팀 조직력 완성과 유망주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온 조 감독은 2009년과 2010년 상반기 K-리그에서 1~3년차 선수들로 구성된 경남을 지휘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같은 경력에 힘입어 조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축구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대표팀은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총 6경기 가운데 지금까지 5경기를 마친 상황에서 승점 10점(3승1무1패)을 쌓아 B조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이길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레바논에 1-2로 패하면서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

이날 조 감독의 경질 소식이 알려진 뒤 축구협회 홈페이지 등에서는 찬·반 논쟁이 달아올랐다.

축구협회는 8일 0시 현재까지 조 감독의 경질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해임 절차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회택 협회 부회장은 "조 감독이 경질됐다는 얘기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기술위원회가 열렸다는 얘기조차 듣지 못해 이상하다"고 말했다.

협회 기술위원회는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거나 해임하는 모든 권한을 갖고 있어 원칙적으로 별도 회의를 열지 않고서는 조 감독을 경질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기술위원회가 열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부회장단에 조 감독의 경질과 관련된 내용이 보고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의 거취나 해임 배경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있는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이나 황보관 협회 기술위원장은 7일 자정 넘어서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이르면 8일 오전 중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