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외환은행 인수價 5560억 깎았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5560억원 낮췄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인수가격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우존스 등 외신은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외환은행 매매가액 재협상이 매매가가 주당 1만3390원에서 1만1900원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어졌다고 1일 보도했다. 총 매매대금은 4조4059억원에서 3조9156억원으로 낮아진다.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넘겨받는 외환은행 지분은 51.02%(3억2904만주)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사진)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단순하게 보면 인수대금이 4900억원 낮춰졌지만 지연배상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560억원(12.4%)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 9월 말이 론스타와의 인수계약 만료시점이었는데 10월과 11월을 넘기면서 주당 200원가량의 지연배상금이 붙었다는 얘기다. 총액도 지연배상금을 감안하면 4조4716억원에서 3조9156억원으로 감소했다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2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론스타와의 재협상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2일 장 마감 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른 시일 내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만나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차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 최대한 가격을 깎으려고 노력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론스타 측에 한국 신문에 소개된 국회 본회의장 최루탄 투척 파문과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한국 국민의 악화된 여론을 근거로 설득했다”며 “민주당 등 야당의 비난을 받고 있는 금융위원회도 론스타가 국민 정서상 납득할 만한 가격을 깎지 않으면 이번에도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나기 어렵다는 분위기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연배상금을 감안하지 않고 론스타가 이번에 투자한 금액과 회수한 금액을 계산해보면 투자원금 2조1549억원, 회수 총액은 블록세일 1조1928억원, 배당금 1조7098억원, 매각 대금 3조9156억원 등으로 총 6조8182억원이다.

다만 내달 말까지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끝내지 않으면 론스타는 추가로 결산 배당금을 가져가게 된다. 론스타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 2797억원을 가져갔다. 이와 관련, 김 회 장은 “론스타가 배당을 안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빠른 승인을 해줄 것을 희망했다.

한편 김 회장은 “협상 과정이 힘들었다”며 “5560억원의 금액 중 일부는 사회공헌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