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SK 5-1로 꺾고 기선 제압

KIA 타이거즈가 '토종 에이스' 윤석민을 앞세워 '가을야구'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KIA는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윤석민의 완봉 역투 속에 '안방마님' 차일목이 9회초 쐐기를 박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려 5-1로 승리했다.

원정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한 KIA는 이로써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결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까지 통산 25차례 열린 포스트시즌의 5전3승제 시리즈는 1차전을 이긴 팀이 최종 승리를 거두고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18차례로 확률 72%를 기록했다.

또 KIA는 2002년 10월30일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이어진 포스트시즌 원정경기 8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문학구장에서 '가을야구'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윤석민은 9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와 볼넷 3개만 허용하고 1실점으로 막아 포스트시즌에서 첫 완투승을 거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통산 6번째이며 차일목은 포스트시즌에서 첫 만루홈런을 날렸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무패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던 SK는 포스트시즌에서 홈구장 6연승 끝에 첫 패를 당했다.

양팀 선발투수로 나선 윤석민과 김광현은 이름값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투수들이지만 이날 구위는 윤석민이 확실히 돋보였다.

올 시즌 다승(17승)과 방어율(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 4관왕에 오른 윤석민은 최고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현란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러나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렸던 김광현은 4⅔ 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3개로 1실점하고 5회초에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투수가 됐다.

KIA는 경기 초반 여러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1점을 뽑는데 그쳤다.

1회초 첫 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고른 뒤 김선빈이 보내기번트를 댔으나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가 선행주자가 물러나고 말았다.

이어 KIA는 3번 이범호가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통렬한 2루타를 날렸으나 홈으로 파고들던 1루 주자 김선빈이 SK 야수들의 재빠른 중계플레이에 아웃됐다.

KIA는 3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에 실패하고 나서 이용규가 볼넷을 고르고 김광현의 폭투로 1사 2,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나선 김선빈은 우익수쪽으로 재치있게 외야플라이를 날려 힘겹게 선제 득점을 올렸다.

4회에는 김상현과 안치홍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최희섭이 2루수 병살타를 쳐 또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1-0으로 살얼음판 같은 리드를 지키던 KIA는 9회초 비로소 승기를 잡았다.

나지완의 내야안타와 볼넷 2개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은 KIA는 최희섭의 1루 땅볼 때 홈으로 뛰던 주자가 포스아웃돼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어 타석에 나선 차일목이 SK 마무리 엄정욱을 상대로 볼카운드 2-1에서 4구째 직구를 걷어올려 좌측 스탠드에 꽂히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5-0으로 달아났다.

8회까지 2안타에 그쳤던 SK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 최동수가 솔로홈런을 날려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SK는 정근우가 수비 실책으로 살아나가고 박재상은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정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안치용이 삼진으로 돌아서는 순간 2루로 뛰었던 1루 주자 박재상도 차일목의 정확한 송구에 잡혀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SK는 선발 김광현에 이어 정대현(5회)-정우람(7회)-박희수(9회)-엄정욱(9회)-이재영(9회) 등 철벽 불펜을 총동원했지만 1차전 패배로 적지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그러나 SK는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7전4승제)와 2009년 플레이오프(5전3승제)에서 모두 1차전을 패하고도 역전승을 거둔 저력이 있어 KIA를 상대로도 반격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9일 오후 2시 문학구장에서 열리며 SK는 송은범, KIA는 아퀼리노 로페즈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한편 이날 문학구장은 2만7천600만석이 매진돼 프로야구는 2009년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25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인천연합뉴스) 천병혁 장현구 신창용 기자 shoeless@yna.co.krcany9900@yna.co.kr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