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예년과 달리 장마가 끝난 이후에도 많은 비가 연이어 내리고 있다. 집중호우에다 비가 잦다 보니 8월에도 햇빛이 내리쬐는 전형적인 여름 날씨는 드물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가 끝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에 0.1㎜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은 22일에 달했다. 한 달 남짓한 동안 7일만 비가 내리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장마가 끝난 다음날부터 한 달 동안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23일)에 이어 두 번째다. 10년간 강수일수 평균치(16일)를 크게 웃돈다.

올해 장마가 끝난 이후 강수량은 860.8㎜로,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수일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496.8㎜)의 두 배에 육박하고 기존 최고치였던 2003년(684.2㎜)을 훨씬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장마가 끝나는 7월 말 이후는 뜨거운 햇빛이 연일 내리쬐면서 3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온다. 한여름인 8월에도 무더위와 함께 비는 내리지만 올해처럼 '자주,많이 내리는' 여름철 날씨는 보기 드물다. 김회철 기상청 통보관은 "대개 여름철엔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그러나 서울 등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면서 강수일수가 예년에 비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 통보관은 "반면 남부 지방은 예년에 비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주말부터 남부 지방에도 다음주까지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말부터 중부 지방에 집중됐던 많은 비가 이번 주말부터 남부 지방에 본격적으로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을 따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비구름대가 발달,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부 지방은 이번 주말부터 한동안 맑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대기 불안정 현상으로 한때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