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들만 모여 사는 남태평양의 작은섬의 한순간에 털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은 19일(현지시간) 남태평양의 천국'으로 불리는 아이투타키 섬에서 피해액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 상당의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투타키 섬은 인구 1800여명이 사는 약 28㎢(여의도 면적의 3배) 면적의 작은 섬이다.

섬 크기는 작지만 인구당 교회 수가 가장 많다고 알려질 만큼 대부분의 주민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섬에는 개신교, 천주교, 제 7일 안식일교, 모르몬교 등 여러 기독교 종파에 걸쳐 20여개의 교회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요일(주일)에는 모든 업무가 중단돼 관광객들의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 그동안 섬 안에서 범죄가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도는 범죄가 없는 섬의 허술한 경비 시스템을 노렸다. 사건이 발생한 쿡제도 은행은 단 한개의 자물쇠로 금고를 유지시켜왔다.

데일리 메일은 "사건 발생 이후 쿡제도 은행은 자물쇠를 두 개로 늘리는 등 경비를 강화했겠지만, 섬 안의 다른 두 은행은 여전히 그대로일 것"이라며 보안에 무신경한 정서를 꼬집었다.

아이투타키 섬의 존 백스터 시장은 "우리 섬에서 정말 슬픈 사건이 발생했다" 면서 "주민 대부분이 은행에 예금하고 있기 때문에 범인은 우리 주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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