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실종에 수산양식장, 과수원 초토화

9호 태풍 '무이파'가 물러간 광주ㆍ전남에서 피해조사와 복구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순간 최대 풍속 40m/s의 강한 바람이 불어닥쳤던 서남해상은 아직 기상이 좋아지지 않아 피해집계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명피해도..2명 사망ㆍ1명 실종 = 지난 7일 오후 9시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서거차항 인근 바다에서 김모(72)씨가 실종돼 해경 등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소형어선을 타고 항구에서 생필품을 산 뒤 소형어선을 타고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40분께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 선착장에서 김모(75)씨가 1t짜리 배를 정박시키려다가 파도에 휩쓸려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3시간 뒤에는 화순군 한천면 한 계곡에서 수련회에 참가 중이던 박모(50ㆍ여)씨가 급류에 실종됐다가 8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여수, 광양, 해남, 신안 등에서는 33가구 6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광양 백운산 일대에서는 피서객 19명이 고립돼 119구조대에 의해 2시간 만에 구조됐다.

◇양식장ㆍ과수원 '초토화' =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완도, 진도, 신안, 장흥 등 서남해안 양식장이 치명상을 입었다.

완도에서는 85개 어가 소유 8천500칸의 전복 가두리 양식장이 파손돼 전복 1천300여만 마리가 태풍과 함께 유실됐다.

장흥 덕천면과 회진면에서는 육상 어류 양식장 지붕이, 진도 군내면의 종묘 배양장이 파손됐다.

나주, 보성, 강진, 영암, 순천, 무안 등에서는 추석 대목 출하를 앞둔 배(565㏊), 단감(86㏊) 등 재배지 682㏊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순천과 보성에서는 논밭 241㏊가 침수됐으며 13㏊ 규모 논에서 키우던 조생종 벼가 쓰러졌다.

전남 곳곳에서 비닐하우스 42개동(3만여㎡)이 파손됐으며 무안에서는 2천㎡에 달하는 인삼 재배시설이 침수피해를 봤다.

순천에서는 오리 1만500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시설물 파손ㆍ침수ㆍ정전 =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지난 6월 태풍 메아리로 유실됐던 국토 최서남단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는 64t짜리 테트라포드 2천여개가 유실됐다.

이 방파제는 밀물 때에 맞춰 불어닥친 초속 40m이상 강풍에 480m 가운데 200여m가 파손 또는 유실돼 200억원(추정)이상의 피해가 났다.

광양시 광명ㆍ중마동 등 도로 15곳, 장흥군 회진면 선착장, 장흥과 신안의 면사무소, 해경 파출소 등 공공시설 4동이 침수됐다.

완도, 강진, 해남 등 6개 군 10곳에서 담이 무너지고 철제문이 파손되는 등 각급 학교도 태풍을 비켜가지 못했다.

광양시 진상ㆍ다압면 등에서는 크고 작은 산사태 10건이 발생했으며 창고 5동, 상가 12동, 공장 1동 등이 전남 곳곳에서 강풍 또는 호우 피해를 봤다.

쓰러진 나무 등이 전선을 건드리면서 정전 사고도 잇따라 광주ㆍ전남 15만여 가구에서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태풍경보 해제..복구 막막 = 광주·전남 전 지역에 내려진 태풍 경보와 바다를 낀 전남 16개 시ㆍ군의 폭풍 해일경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해상에는 풍랑 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전남지역의 59개 항로 89척 여객선 등 바닷길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수위가 상승한 섬진강 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초당 200t의 물을 10일까지 방류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시군별 합동조사반을 편성해 피해상황 집계와 응급복구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바닷가는 기상 상태가 좋아진 뒤에야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피해규모는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태풍의 영향을 받는 동안 광주ㆍ전남에서 시우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7일 오후 11시 전후 한 시간 동안 99㎜의 강우량을 기록한 광양이었다.

무인 기상관층 장비 기준으로 지리산 성삼재에 이틀 동안 가장 많은 325㎜가 내렸으며 기상관서 기준으로는 순천 252㎜, 순천 주암 207.5㎜, 고흥 195.5㎜ 등을 기록했다.

순간 풍속 최대치는 같은 날 오후 8시 24분 흑산도에서 기록한 초속 42.4m였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