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ㆍ바람ㆍ조류 등 이안류 발생 조건에 안맞아
모래 평탄작업 효과..저수온 독성해파리 피해 급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을 갑작스럽게 위험에 빠트리는 '거꾸로 치는 파도'(이안류)가 올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오다 갑자기 먼바다 방향으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파도를 말한다.

폭이 좁고 빨라 해수욕객을 안전구역 바깥으로 떠내려가게 만들어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시소방본부 119수상구조대는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해운대에서 이안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이안류가 7차례 발생, 73명의 피서객이 구조되는 등 해마다 이안류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119수상구조대는 올해 한꺼번에 수십명을 구조할 수 있는 수상대피소와 특수구조보트를 배치했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까지 이안류가 발생하지 않아 특수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올해부터 이안류 발생 예측 정보를 5단계(매우안전, 안전, 주의, 위험, 매우위험)로 나눠 119수상구조대와 해경, 해운대구 등 유관기관에 3시간 간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안류 발생 가능성이 높고 파도가 높아 수영이 금지되는 단계인 '매우 위험'은 한번도 발령되지 않았고 안전단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는 이안류가 생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먼저 예년에 비해 파도가 높지 않아 큰 파도가 지나면서 생기는 해저 협곡이 거의 사라진 점을 꼽을 수 있다.

해운대구가 해수욕장 개장 전에 해운대 앞바다 수중에 굴곡이 심한 지점을 중심으로 모래를 투입, 평탄작업을 한 점이 이안류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119수상구조대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파도가 잠잠해져 예년에 비해 수영하기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태풍 등 기상변화로 이안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안류는 파도, 바람, 조류, 기압, 수중환경 등 여러가지 기상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면서 "어떤 이유에서 이안류가 발생하지 않는지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불청객인 독성해파리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79명의 피서객이 독성해파리에게 쏘여 119수상구조대에 치료를 받았지만 올해는 6월부터 지난 4일까지 해파리로 인해 치료를 받은 사람은 54명에 불과했다.

119수상구조대 관계자는 "해운대 해변에서 독성이 약한 보름달물해파리가 발견되고 있다"며 " 수온이 20도를 넘지 않아 해파리 피해가 예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