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식히려고 산으로,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휴가는 지친 몸을 충전해 삶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는다.이 기회에 지친 우리의 영혼에도 휴식을 주는 건 어떨까.

‘누에의 몸속에는 비단이 있다’(황태영 지음·도서출판 무다헌 간행)는 각박해진 마음을 다스리고 삶을 한발짝 떨어져 보는 지혜를 알려준다.풀 한포기에서,선현들의 일화에서도 삶의 지혜가 샘물처럼 솟아난다.‘시계보다는 나침판을 갖고 살아라’라는 말은 좌표없이 쫓기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중엄한 경고메시지를 던져준다.‘그늘은 누군가에는 어둠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는 쉼터가 된다’‘죽은 물고기는 물결을 따라 흘러가지만 산 물고기는 물살을 거스를 줄 안다.물결을 거스르는 물고기는 경쟁이란 근력이 생긴다’ 등등 삶과 경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명구들도 페이지마다 즐비하다.

이 책은 동서고금의 역사속에서 건져낸 이야기들을 매난국죽 사절로 나누어 삶의 의미와 작은 철학을 담았다.1부 매화편에서는 선비의 기상을 강조한다.눈보라를 뚫고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매화처럼 역경과 불의에 굴하지 않는 삶의 기상을 담았다.2부 난초 편에서는 인생의 향기를 강조한다.목숨을 버릴지언정 지저분한 것에 물들지 않고 잡초 속에 섞여 있어도 감출 수 없는 난초의 향기를 말한다.3부 국화 편에서는 순결함의 의미를 담았다.국화는 다른 꽃들에게 차례를 양보하고 늦게 피어나는 겸양을 지녔지만 추상(秋霜)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고결함의 상징이다.4부 대나무 편에서는 비우며 평화를 얻는 법을 말한다.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소금이나 밥을 담을 수도 있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가 될 수도 있다.욕심과 집착을 버리면 삶이 바람처럼 자유롭고 물처럼 평화로워 진다.

이 책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다.누구나 공감하는 삶의 지혜가 페이지마다 담겨있다.한번 보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심신이 지칠때,맘에 갈등이 찾아올때,여행 갈때 차 안에서 틈틈이 펼쳐보면 된다.

법학석사인 작가 황태영은 공군장교를 마치고 푸르덴셜투자증권 노조위원장과 이촌지점장,대신증권 용산시티파크지점장을 역임했으며 월간 <국보문학>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수필집 <풀이 받은 상처는 향기가 된다>를 저술했고 현재는 건강음료회사인 ‘탄 코리아’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독서신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중이다.신국판 379쪽 10,000원.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