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두께 경쟁 끝…이젠 화면 크기로 승부
올 하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4.5인치(대각선 길이 기준) 이상의 대화면을 장착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신제품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와 결합해 HD급 고화질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5인치까지 급속 확대

대화면 고화질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준비하고 있는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10월께 최초의 '플래그십(flag ship)' 스마트폰 모델을 내놔 본격적인 고급형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4에 탑재된 일명 '레티나' 디스플레이보다 뛰어난 성능의 4.5인치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을 탑재한 제품"이라고 3일 말했다. 팬택도 10월께 비슷한 성능의 4.5인치 HD급 스마트폰 '베가 HD(가칭)'를 내놓는다. 팬택은 또 5인치 화면을 탑재한 '베가 No.5'를 이달 중순 KT에서 출시한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2를 기반으로 화면 크기를 4.5인치로 키운 모델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재 팬택 마케팅 본부장(전무)은 "각 업체들이 4.5인치 대형 화면을 탑재한 자사 제품의 이점을 부각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제품이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 경쟁의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초만 해도 3인치 정도였던 화면 크기는 1년6개월 정도 지난 현재 4.0~4.3인치로 커졌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화면이 어느 정도까지 넓어질 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성인 여성이 한 손으로 쥐고 쓸 수 있는 최대 크기는 5인치 정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면 크기가 5인치를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휴대성을 갖추기 위해 테두리 부분(베젤)을 얇게 하는 기술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 게임에 최적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0일 LTE 서비스 개시 발표회에서 각각 4.5인치 화면으로 HD급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제품은 '720×1280'급 LCD를 장착해 일반 HD 영화를 그대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화면은 그동안 빠르게 커져왔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2008년 8월에 나온 HTC의 'G1'은 3.2인치였지만,지난해 1월 출시된 '넥서스 원'은 3.7인치로 커졌다. 삼성이 지난해 출시한'갤럭시S'는 4인치였지만 올 상반기에 주력 제품으로 나온 '갤럭시S2'는 4.3인치였다. 애플은 3.5인치 화면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난해 6월 출시한 '아이폰4'에 해상도를 대폭 끌어올린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컨설팅업체 로아그룹의 이경현 이사는 "기기 성능이 우수해지면서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대화면 탑재 모델이 자연스레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등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데 큰 화면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화질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화면이 큰 제품이 더 나은 경험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