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HF)가 제공하는 장기 ·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은 은행들이 하지 못하니까 공공부문에서 제공하자고 결정한 '마중물' 상품입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 발표한 대로 몇 년 후 은행들이 제대로 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시장에 내놓게 되면 (보금자리론은) 없어지는 것이 자연스럽겠지요. "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보금자리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08년 취임한 임 사장은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국내외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 담보부 채권)와 공사채 발행 등을 주도했다. 공기업 경영혁신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사 역할 바뀌어야"

임 사장은 2009년 시무식에서 '3 · 4 · 5 중기경영목표'를 제시했다. '3 · 4 · 5'는 3조원 기본재산 확충,연간 40조원 평생금융 공급,50조원의 보증 및 신용공여 잔액 유지를 뜻한다. 그는 "당초 목표는 올해 말이었는데,작년 말에 목표보다 앞당겨 달성했다"고 말했다. 2007년 국내 연기금 16곳에 대한 경영평가에서 15등을 기록한 주택금융공사가 올해 1등으로 뛰어오른 이유다.

그간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공급자'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임 사장은 이 상품에 깊은 애착을 표시했다. 하지만 "민간에 역할을 넘겨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역할도 직접 상품(보금자리론) 공급에서 민간 금융회사의 상품 공급 여건(자금조달 여건) 조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2008년까지만 해도 공사가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하는 방법이 원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한 가지뿐이었지만 지금은 공사채 발행부터 원화 · 달러화 커버드본드까지 아홉 가지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더 다양한 유동화 방법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택보증이 진짜 서민금융"

임 사장은 역모기지론 상품 '주택연금'에 대해서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화와 의료기술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있고 주택가격이 현재 설정된 상승률(연 3.5% 상승)보다 오르지 않으면 연금 지급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주요 변수를 재산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급액이 일부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2008년 695명에서 작년 2016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에 공사가 보증을 서서 금리를 낮춰주는 주택보증에 관해 그는 "사실 좀 서운하다"고 털어놨다. "주택보증이야말로 진짜 서민금융인데 사람들이 미소금융 · 햇살론밖에 몰라준다"는 것이다.

주택보증 규모는 2007년 5조1000억원에서 작년에 11조5000억원으로 늘었고,올해는 상반기에만 8조원이 공급됐다.

그는 "작년엔 22만명가량이 혜택을 봤다"며 "보증비율 확대와 인터넷 보증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