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 예정 기업인 테스나,컴바인윌홀딩스,씨엔플러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로 지난주 잇따라 일반 청약 일정을 취소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희망가격 범위 최상단의 공모가로 청약에 나서 29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투자가 대상의 수요예측 과정에서부터 기업별 호응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초정밀커넥터 제조업체인 씨엔플러스는 지난 1일 코스닥 상장 일정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생산시설 확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이 업체는 기관투자가 대상의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격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6~7일로 잡힌 청약 일정을 취소했다.

시스템반도체 테스트업체인 테스나와 중국기업 컴바인윌홀딩스도 각각 지난달 29일과 30일 같은 이유로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테스나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불안한 시각과 함께 비교 대상 업체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기관들의 호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사 IPO 관계자들은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20% 이상 하회하는 수준으로 나왔다"며 "수요예측 결과가 이렇게 저조하면 일반 청약에서도 미달 사태가 벌어질 게 뻔하기 때문에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제대로 회사가치를 평가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공모주 상당수가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 쓰리피시스템은 0.49 대 1로 미달됐고,넥스트아이 4.59 대 1,엘티에스 6.78 대 1,대양전기공업이 18.33 대 1이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올초 공모에 나서기만 하면 수백 대 1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코스닥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묻지마 청약식으로 무조건 뛰어들기보다는 업황 상황이나 인지도 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인지도 높은 우량 기업들의 청약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 나선 코오롱플라스틱,한국항공우주산업(KAI),신세계인터내셔날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579.74 대 1,48.95 대 1,290.07 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양극화되는 공모주 시장을 두고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공모주 시장은 증시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닥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올초 뜨거웠던 공모주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는 징후로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