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듯 다른 요추관 협착증! 걸을 때 통증 심해져
- 노화가 주 원인, 4, 50대에서 발병 확률 가장 높아
- 척추신경공확장술로 간단하게 시술, 바른 자세와 생활습관 개선이 유일한 예방책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54, 여)는 요즘 허리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 하루 종일 불판을 들고 나르는 일이 직업인만큼 웬만한 허리 통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지만 최근에 느끼는 통증은 유난히 참기가 힘들다. 특히 허리만 아픈 게 아니라 다리도 심하게 저리고, 엉덩이 쪽에는 찌르는 듯한 통증까지 느껴진다. 심지어 잘 걷지도 못할 만큼 증상이 심해지자 참다 못한 최씨는 병원을 찾았고, 요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자석의 N극과 S극,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둘 사이의 간격이 좁히기 위해 애쓰며 만나려, 붙으려 한다는 것!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서로 간의 물리적 거리는 마음의 거리와 상통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좋은 사람과 거리를 좁혀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한다. 그러나 거리를 좁힌다는 것이 결코 좋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고속도로 위 앞차와의 거리, 사람이 꽉 찬 지하철 속에서 앞 사람과의 거리는 좁아질수록 위험하고 불편하다. 그리고 척추 뼈 뒤쪽에 있는 신경통로 역시 그렇다. 점점 좁아지는 신경통로는 요추관 협착증을 유발하고, 이는 참을 수 없는 통증과 함께 걷는 동작마저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다!

요추관 협착증이나 허리디스크나 그 병이 그 병? 천만의 말씀! 엄연히 다른 병!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 즉 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스폰지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탄력이 떨어지고 기름기가 말라서 척추 뼈 뒤쪽에 있는 신경통로가 좁아지는 병을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한다. 이 때 이러한 증상이 요추, 즉 허리 등뼈에 발생하는 경우가 요추관 협착증이다. 이는 만성적 요통을 동반하게 되는데 주로 허리부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다리 통증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허리에 통증과 함께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허리 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의 물렁뼈가 탈출 되어 앉으나 누우나 통증이 있고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있는 반면 요추관 협착증은 앉거나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걷다 보면 점차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발생하여 오래 걷지 못하게 된다.



노화로 인한 후천적 발병이 주 원인!

이러한 요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좁아지는 원인에 따라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의 두 가지로 나뉜다.

선천적인 경우는 태어날 때부터 척추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 어린 나이에 다리가 저린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로 이 경우,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부터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요추관 협착증 환자는 주로 40대 이후에 발병하며, 50대의 발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아 후천적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후천적 협착증은 태어날 때 척추관의 넓이는 정상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신경 통로 주변의 관절뼈와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줄기 통로를 좁게 만드는 경우, 디스크가 심하게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 사이 간격이 좁아져 신경 가지가 나가는 구멍이 좁아진 경우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자연 치유는 기대하기 어려워… 척추신경공확장술로 간단하게 치료 가능!

문제는 이러한 요추관 협착증은 디스크와 달리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 발병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 증세가 호전되기도 하지만 보존적 치료로도 6개월 이상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감압적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 요추관 협착증의 수술은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두꺼워진 인대 등을 충분히 절제하여 감압시켜주는 것으로 만약 신경근의 문제가 있다면 추간공 확장술을 충분히 하여 신경근이 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에 관절, 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상현 원장은 “만약 정통적인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라면 부분 마취 후 척추 내시경 방법을 이용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수술경과에 따라 다음날 퇴원이 가능할 만큼 회복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말한다.

나쁜 자세와 생활습관은 바꾸고, 적절한 운동으로 예방 할 수 있어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불량한 자세와 나쁜 생활습관부터 고치는 것이다. 주부들이 바닥에 앉아 허리를 구부린 채 집안일을 하는 동작이나 다리를 꼬는 자세, 잘못된 걸음걸이 등 무심코 하는 생활습관들이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돕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안일이나 업무를 볼 때는 되도록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고, 걸을 때 배를 앞으로 내밀지 않고 무게 중심을 몸의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또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데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과 걷기로, 수영은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고, 걷기는 평지나 낮은 산을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게 가장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