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과 그리스 채무조정 우려가 겹쳐 하락한 증권시장에서 IT(정보기술)주 선전이 돋보였다. 이와 함께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인텔과 애플 실적 발표가 추가적으로 IT주 강세에 힘을 실어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지만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 넘게 올랐다. 기관과 개인이 3D(3차원) TV 업황 개선 등의 기대를 바탕으로 전기전자 업종 주식을 각각 559억원, 262억원어치 순매수한 덕이다.

이번주는 미국 주요 IT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인텔(19일·현지시간)과 애플(20일)로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인텔과 애플의 실적이 호전되면 국내 IT주가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1분기 부진한 PC 업황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애플의 실적이 국내 증시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텔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46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6.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의 경우 61.86% 급증한 5.39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경우 1월 중순 이후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반면 애플은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IT 수요 중심이 PC보다는 스마트기기로 옮겨가면서 애플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이미 발표한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사례에 비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1분기 실적보다 이후 2분기 전망치가 더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나타났던 인텔, 애플 효과에 비춰 (실적이 양호하다면) 이번에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과 함께 나오는 2분기 실적 전망에 비춰 이후 국내 IT업종 흐름에 대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애플 효과는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현 시점에서 자동차와 화학이 차지하고 있는 주도업종 지위 탈환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보다 우세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기업분석 본부장은 "IT주 주가가 인텔보다는 애플 실적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실적 전망치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애플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면서도 "유가와 전체 업황의 수요 부진을 고려하면 개별 산업과 종목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배 애널리스트는 "기관 등 수급주체가 IT업종 전반적으로 적극 매수에 나서기에는 그 매력이 자동차와 화학에 비해 부족하다"면서 "실적과 업황 반등을 기대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