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로 돌아간 왼손잡이 강타자 이승엽(35·오릭스)이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최고의 왼손 투수와 맞붙는다.

이승엽은 12일 오후 6시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펼쳐지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개막전에서 왼손을 쓰는 '에이스 투수'인 와다 쓰요시와 격돌한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니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매체들은 스기우치 도시야 투수와 경쟁하던 와다가 개막전 선발 임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퍼시픽리그는 투수진이 탄탄한데다 왼손 타자에게 강한 왼손 투수가 즐비해 이승엽으로서는 첫 경기부터 바짝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2004~2005년 퍼시픽리그 지바 롯데에서 뛰었고 이후 5년 동안에는 센트럴리그 요미우리에 몸담았다.

이승엽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에는 오른손 투수 전문 대타로만 나서 왼손 투수와 상대할 일이 없었다"며 "왼손 투수와의 경쟁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와다는 퍼시픽리그 투수 중에서도 A급에 속하는 선수로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다.

17승(8패)으로 리그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평균 자책점은 3.14를 작성하면서 소속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와다는 "지난해 개막전에서 우리가 승리한 뒤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했다"며 "이번 개막전에서도 반드시 이길 수 있게끔 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03년 데뷔한 와다는 신인왕상을 받으며 곧바로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8시즌 동안 91승56패에 평균자책점 3.37을 남겼다.

와다는 일본 국가대표로 국제무대에도 여러 차례 뛰었기 때문에 한국 팬에게도 익숙한 투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누볐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이대호에게 7회 동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역대 한국과의 경기에서 꾸준히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2003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선리그에서 선발로 등판,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의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을 빼앗기도 했다.

이승엽도 지바 롯데 시절부터 와다와의 대결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요미우리 시절인 2007년 5월30일 인터리그 경기에서 홈런을 뽑기도 했지만, 그 해 6월17일 경기에서는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바 있다.

이승엽은 와다와 상대한 뒤 소프뱅크 마운드의 '넘버투'인 스기우치라는 벽도 넘어야 한다.

스기우치는 지난해 16승(7패)에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면서 와다와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