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 100만원 선을 넘어섰다. 2008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회복한 '황제주'의 지위를 이번에는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서 롯데칠성은 아모레퍼시픽 태광산업 삼성전자 등과 더불어 유력한 황제주 후보 종목으로 꼽혔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이 작년 6월에 먼저 100만원 고지를 넘어섰고,태광산업은 9월에 100만원 선을 재탈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28일에 비록 하루지만 처음으로 황제주 자리에 등극했다.

반면 롯데칠성은 줄곧 부진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이 펼쳐지는 동안에도 롯데칠성의 주가는 90만원 근처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 덕분에 지난달 말 91만9000원이던 주가는 이달 22일 102만3000원을 기록하며 황제주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날도 0.88% 오른 103만7000원에 마감,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롯데칠성의 이 같은 강세는 음료와 주류 사업의 실적 회복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2002년 이후 정체됐던 국내 음료 출하량이 작년 11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작년 10월 LG생활건강의 해태음료 인수로 음료 시장이 롯데칠성과 LG생활건강 두 회사의 과점 체제로 바뀌면서 경쟁이 완화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주류 부문은 롯데칠성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롯데주류의 소주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009년 1월 롯데칠성이 롯데주류를 인수할 때 시장 점유율은 11.1%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14%대로 올라섰다. 특히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서 영업권을 상각할 필요가 없어져 롯데주류의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이는 롯데칠성의 순이익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롯데칠성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3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서초동 물류부지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면 자산 가치 증대로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로 신영증권은 133만원,한화증권은 142만원을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