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LG경제연구원이 향후 중동사태의 전개를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반민주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거대 산유국으로 격화되면 제2차 오일쇼크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각각 일일 860만배럴, 370만배럴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9.8%, 4.2%에 달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원유 여유생산능력은 세계 전체의 80.2%에 달한다.

지금까지 원유공급 차질이 가장 컸던 이란혁명 시기에는 세계 원유 소비량의 8.7% 가량이 공급차질을 빚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생산과 수출이 중단되면 비중이 9.8%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일 두바이유가(배럴당 109.04달러)에 1·2차 오일쇼크 시기의 유가 상승률을 적용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256~290달러에 이른다는 것.

LG연구원은 다만 반정부 시위의 파장이 중·소 산유국까지만 퍼질 경우 상승폭은 배럴당 10~40달러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요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두바이유는 배럴당 95달러로 안정될 것이라고 봤다.

리비아와 바레인, 수단, 알제리 등은 원유 생산량이 일일 200만배럴 미만이고 세계 원유 여유생산능력은 리비아 원유 생산량(165만배럴)의 2.8배에 이르기 때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이 증산하면 공급차질 우려가 크지 않거나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가상승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경제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1·2차 오일쇼크 기간 중 유가가 10% 상승하면 성장률 하락의 탄성치도 0.7%로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산업연관표를 기준으로 유가가 10% 오르면 국내물가는 0.7% 뛰었다"며 "2008년과 지난해 세계경제의 원유의존도가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상승효과는 올해도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