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학원·특목고 학원은 타격
교원·시민단체 "공교육 내실화 노력해야"

서울시내 대형 입시학원들은 15일 사상 처음으로 사교육비 총액이 감소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수강생 수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단과 위주의 지역 중소학원과 국제중·특목고 대비 입시학원 등은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학원 이영덕 이사는 "발표 내용을 보니 사교육비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획기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현장에서는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도 "사교육비가 줄었다지만 일선 학원이나 가정이 체감하는 현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무는 "작년에는 고등부 온라인 강의 수강생 수가 2009년보다 다소 줄었지만 수능 이후인 4.4분기에는 오히려 늘어난 데다 재수생반에 학생이 몰려 전체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EBS-수능 연계 정책으로 학생들이 EBS 인터넷 강의로 대거 몰리면서 입시업계 후발업체나 영세 중소학원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는 "일선 학원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오늘 발표한 것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는 느낌이다.학원 매출이 대체로 20%가량 줄었다고들 한다"며 중소학원의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단속·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학생들이 과외로 빠진 데다 EBS-수능 연계 정책, 방과후 학교 활성화, 특목고 입시제도 변경 등이 맞물려 심지어는 대치동 학원가까지도 수강생 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토익·토플 등 어학시험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고교생 대상 영어 학원의 수강생 수가 크게 줄었다고 했다.

다만 재수학원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고, 기숙형 재수학원은 오히려 학생수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양대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들은 사교육비 총액이 실질적으로는 거의 감소하지 않았다며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교총은 "학생 1인당 사교육비 감소액이 월 2천원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사교육 없는 학교, 방과후 학교, EBS-수능 연계 등 사교육비 경감에 총력을 기울인 것 치고는 미미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교조도 "통계상으로는 사교육비가 줄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바는 전혀 다르다"면서 "양극화로 인한 저소득층의 사교육비 감소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감소는 없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교육비 총액이 실질적으로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특목고 입시제도 변경에 따라 중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든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변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자율고 선발권 부여나 평준화 정책 제동 등의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